디지털타임스, 눈가리고 아웅하기 기사 표절하고도 모른 체...언론의 양심은 어디에 박마동수 기자 advance@new21.com 다음 글을 우선 읽어보자. PC 잡지 '하우PC' 1999년 9월호에 실린 기사이다. 시스템 관리자에게 보내는 편지 - 리눅스 시스템의 해킹(글: 오태호) 그리고 다음 글 세 개를 차례로 읽어보자. 정보통신 전문 일간지 '디지털타임스'2000년 9월 15일치 11면에 실린 기사이다. <테크 리포트> 리눅스 서버 해킹.. 버그 피해 가능성 높다(글: 한지운기자) <테크 리포트> 리눅스 서버 해킹.. 해커 작업유형 <테크 리포트> 리눅스 서버 해킹.. 예방.대책 요 두 기사는 놀랄 만큼 흡사하다. 다른 점을 꼽자면 디지털타임스의 첫번째 기사 일부가 새로운 내용으로 바뀌었다는 점, 그리고 둘째 기사와 셋째 기사에서 나열된 해커들의 습성, 관리자들의 예방 대책 항목들의 순서가 약간씩 바뀌고 표현을 조금씩 고쳤다는 점뿐이다. 기사의 기본 아이디어와 요지는 거의 바뀌지 않았으니 의도적인 표절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특히 둘째 기사와 셋째 기사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중요한 점이 하나 있다. 디지털타임스의 둘째 기사와 셋째 기사는 이른바 '상자 기사'로 처리되었으며 기자 이름이 쓰여 있지 않았다. 한지운 기자의 이름이 적힌 기사는 일부 내용이 바뀐 첫번째 기사, 즉 해설 기사뿐이었다. "둘째, 셋째 기사에 기자 이름이 적혀 있지 않았다면 기자가 표절의 책임을 져야 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세 기사는 함께 11면 통단 기획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독자들에게는 세 기사 모두 한지운 기자의 글인 것처럼 보일 소지가 충분하다. 게다가 지면 어디에도 "하우PC에서 발췌했다" 거나 "오태호 씨의 글을 인용했다"는 구절은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이는 하우PC와 오태호 씨에 대한 저작권 침해이며, 명백한 표절이다. 이에 대하여 원문의 저자 오태호 씨(21.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남의 글을 거의 그대로 가져다 쓴 것은 기분 나쁘지만, 일일이 대응하고 싶지 않다"고 밝혀 불쾌감을 표시했다. 반면 한지운 기자는 "1년전 하우PC에 실린 기사는 내가 담당하였던 기사이며, 당시에도 상당 부분 내가 재구성한 글이었다"면서 '복제판 기사'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또 "기자 이름이 실리지 않은 기사 두 개는 리눅스 관리자에게 필수적으로 알려진 내용이기 때문에 표절이라 보기는 어렵다"고 항변했다. 결국 한지운 기자는 자신이 예전에 하우PC에서 근무하면서 오태호 씨로부터 기고받아 '재구성하여' 게재한 기사를 1년 뒤에 그대로 다시 써먹은 셈이다. 하지만 그가 재구성을 했든 아니든간에 당시 글을 쓴 필자는 명백히 오태호 씨였으므로, 한지운 기자가 멋대로 자기 글인양 써먹을 권리는 없다. 그리고 리눅스 관리자에게 필수적으로 알려진 정보라 하더라도, 그것을 글로써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행위도 창작 활동의 범주에 속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다른 잡지에 실린 남의 글을 아무런 출처도 명시하지 않고 무단 게재하는 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이 사건은 최근 범람하고 있는 정보통신 전문지들의 비전문성과 안일함을 드러내주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언론으로서의 최소한 양심조차 지니지 못했다는 증거인 것이다. 모든 매체에 전문성과 깨끗함을 요구하긴 힘들지라도, 적어도 이런 식의 눈가리고 아웅하기는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행태는 두말할 나위 없이 독자에 대한 모독이다. 디지털타임스는 즉시 사과문을 싣고 인터넷에 올라온 글에 원문 URL을 링크해야 한다. 2000/09/19 오전 11:47:40 ⓒ 2000 Ohmy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