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취업 체험기

글쓴이 : 오태호 ( http://ohhara.sarang.net , ohhara@postech.edu )

쓴날짜 : 2005/12/24


필자는 디지털방송 토털 솔루션 업체인 알티캐스트(http://www.alticast.com)에 재직하면서 MHP(Multimedia Home Platform) 표준의 자바가상머신(Java Virtual Machine)을 개발했으며 현재 임베디드용 차세대 그래픽(2D/3D) 칩을 설계하는 일본의 벤처기업인 Digital Media Professionals(http://www.dmprof.com , 이하 DMP)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일본에 와서 오랜 시간이 지나지는 않았지만 어떻게 일본 기업에 취업을 하게 되었고 어떻게 일본에 정착하게 되었는지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 해외 취업을 생각하게 된 계기

내 꿈은 세계정복이다. 한국은 인구가 적고 국토도 좁으며 단일문화권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세상을 보는 시야가 좁아져 우물 안 개구리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세계를 정복하기 위해서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쌓을 필요성을 느꼈다.

굳이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닐 필요가 있는가? 한국에서는 학력차별이 심해서 서울 안에 있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하지 않으면 취업자체가 힘들고 뭔가 대단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지 않으면 기회조차도 주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회사에 학교 선배나 동기가 있으면 선배나 동기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리고 나는 개인적인 사정도 하나 있었다. B형 간염을 앓고 있어서(GPT 150) 한국에서는 취업이 쉽지가 않다. 한국에서의 이런 여러 불리한 상황을 어떻게 해서든 뒤집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해외취업이다. 일단 학력차별은 외국도 물론 존재하지만 한국처럼 심하지는 않고 또한 외국에서 나는 외국인이기 때문에 학력으로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직접적인 능력을 보고 평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극복이 가능하다. 그리고 간염에 대한 차별은 세계적으로 중국과 한국만 차별이 존재하기 때문에 한국과 중국만 피하면 극복이 가능하다. 물론 해외취업을 하게 되면 한국에는 없는 새로운 장벽인 언어문제와 외국인차별을 극복해야 되지만 이는 한국에서의 차별에 비하면 나는 손쉽게 극복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해 해외취업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 외국어 공부

나는 해외취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대학교에 들어갔을 때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해외취업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외국어 공부를 장기적으로 꾸준히 하기로 결심했다. 사용이 가능한 외국어는 고등학교까지 배운 영어, 독일어가 있었고 게임과 만화를 통해 익힌 일본어가 있었다. 그 어느것도 당장 외국에 나가서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지만 병역문제도 남아 있고 졸업도 해야 되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장기적으로 외국어 공부를 할 수 있었다.

(필자는 현재 일본에서 살고 있으므로 외국어 공부에 대해서는 일본어 공부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전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본어는 한국어와 어순과 문법이 같고 발음이 한국어에 비해서 단순하다. 영어나 중국어 같은 경우에는 액센트나 성조가 매우 중요하지만 일본어는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액센트나 성조가 없다. 또한 일본어에서 사용되고 있는 단어는 상당수가 한자어이고 이 한자어를 그대로 한국식으로 읽으면 한국어 단어인 경우가 상당히 많다. 이렇게 일본어는 한국어와 여러 가지 면에서 유사하기 때문에 한국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배우기 쉬운 외국어이다. 물론 일본어는 처음에는 쉽지만 잘 하려면 일본어만큼 어려운 외국어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떤 외국어라도 잘 하려면 상당히 많은 노력을 해야 하며 그것은 일본어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나는 일본에서 말을 가지고 먹고 사는 직업(변호사와 같은)을 가질 생각이 없기 때문에 일본어를 매우 잘할 필요성을 느끼지는 않았으며 기본적인 의사소통만 가능한 수준까지만 하겠다는 생각으로 공부했다.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일본어를 적당히 무리 없이 구사할 수 있는 외국인과 적당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일본어를 잘 구사할 수 있는 외국인 중에 한 명을 채용한다면 아마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일본어를 적당히 무리 없이 구사할 수 있는 외국인을 채용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일본어를 매우 못한다면 채용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다. 일본은 영어 구사 능력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에 영어만 할 수 있고 일본어를 할 수 없는 외국인을 채용하는 것을 매우 꺼리기 때문이다.

나는 일단 대학에서 교양과목으로 일본어를 두 학기 동안 수강해서 기초적인 문법을 익혔다. 일본어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한자를 많이 알아야 되지만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학교에서 배운 한자 정도면 크게 무리가 없었다. 물론 한국에서 쓰이는 한자와 일본에서 쓰이는 한자는 약간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은 따로 익혀야 했지만 현격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기 때문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

영어와 같은 경우에는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를 모두 골고루 연습해야 되고 어느 하나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되지만 한국사람이 일본어를 공부할 때는 읽기만 잘 연습해 놓으면 다른 것들은 조금만 연습하면 금방 잘 할 수 있기 때문에 읽기를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일본어의 기본적인 문법을 익힌 상태에서 읽기를 연습하면서 단어를 외울 때 가장 어려운 것은 한자를 일본식으로 읽는 것이다. 한자를 한국식으로 읽는 것은 한자를 알고 있으면 쉽게 가능하고 뜻도 파악이 되지만 일본식으로 읽을 수 없다면 읽고 해석은 되겠지만 말하기, 듣기가 불가능해 지기 때문에 반드시 일본식으로 읽을 수 있도록 연습을 해야 한다. 한자를 알고 있다면 일본식으로 한자를 읽는 것은 각 한자의 일본식 발음만 알고 있으면 가능할 것 같지만 일본어에 있어서 한자는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으며 상당히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일본어를 모르는 사람은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므로 간단히 예를 들어 보이겠다. 예를 들어 “나는 사립 학교에 간다.” 라는 표현을 일본어로 “私(わたし)私立(しりつ)学校(がっこう)()。”가 되며 “와타시와 시리츠 갓코니 이쿠.”로 발음한다. ‘와타시’=‘나’, ‘와’=‘는’, ‘시리츠’=‘사립’, ‘갓코’=‘학교’, ‘니’=‘에’, ‘이쿠’=’간다’와 같이 해석이 가능하다. 조사까지 하나하나 잘라지고 어순도 한국어와 같은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한자어의 경우에는 발음도 한국어와 유사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어를 잘 보면 한자를 많이 쓰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한국어에서는 요즘 한자를 거의 쓰지 않지만 일본어에서 한자를 쓰는 것처럼 한자를 써 보면 상당히 이상한 문장을 보게 된다. 일본식으로 한자를 사용해서 한국어 문장을 다시 써 보면 “私()는 私立(사립) 学校(학교)에 行().”와 같이 된다. , ‘私’를 쓰고 ‘사’로 읽지 않고 ‘나’로 읽으며 ‘行’을 쓰고 ‘행’으로 읽지 않고 ‘간’으로 읽는다. 반면 ‘私立’는 ‘사립’으로 ‘学校’는 ‘학교’로 올바르게 읽는다. 한국어에서는 한자를 쓰고 읽을 때 반드시 “음”으로만 읽지만 일본어에서는 “음”으로도 읽기도 하며 “뜻”으로도 읽기도 한다. 한국어에 비유하면 ‘私’를 ‘사’로 읽기도 하고 ‘나’로 읽기도 한다고 생각할 수 있으며 위의 예에서는 같은 ‘私’를 두고 ‘()’라고 읽기도 하고 ‘わたし(와타시)’라고 읽기도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같은 글자라도 읽는 방법이 여러 가지이기 때문에 일본어 문장에서 한자를 일본식으로 읽는 것은 상당한 연습을 필요로 하며 일부 경우에는 일본사람도 어려워하기도 한다.

일본어 문장에 나오는 한자를 올바르게 읽기 위한 효과적인 공부방법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일단 효과적인 공부를 위해서 읽으면서 빠져들 수 있어야만 했으며 모르는 한자어가 나왔을 때 빠르게 읽는 방법을 파악해서 사전을 찾아볼 수 있어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신문과 같은 딱딱한 내용은 적합하지 않았다. 일본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은 일단 화면이 나오고 재미가 있기 때문에 빠져들면서 공부를 할 수는 있지만 한자를 읽는 연습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적합하지 않았다. 일본어 자막이 나오는 DVD를 찾아 보았지만 일본에서 시판되는 DVD에 일본어 자막이 지원되는 경우가 거의 없었으며 가격도 만만치가 않았다.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일본어 문장이 많이 나오는 게임을 찾아서 하려는 시도도 해 보았지만 문장이 나오더라도 음성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일본식 한자 발음을 알기 위해서 모르는 한자 단어를 일일이 사전을 찾아봐야 했기 때문에 적합하지 않았다. 또한 한자를 사전에서 찾는 것이 상당히 번거로운 작업이었다. 이렇게 일본어 한자 읽기를 공부하기 좋은 방법을 찾다가 적합한 방법 두 가지를 찾아냈다.

첫번째 방법은 일본어 만화책을 원서로 구해서 보는 것이었다. 한국 국내에서 일본 만화책 원서를 값싸게 구하기란 쉽지 않지만 일본에서 구입한다면 만다라케(http://www.mandarake.co.jp) 같은 중고 만화책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중고 만화책을 취급하는 곳을 찾아보면 만화책 한 권에 싼 경우에는 100엔 이하인 경우도 있기 때문에 부담 없이 만화책을 구입해서 읽을 수 있다. 일본어 한자 읽기 공부를 위한 만화책을 선택할 때 어려운 점이 한가지 있는데 만화책에 한자가 적절하게 많이 나오면서 한자 옆에 읽는 방법이 기술되어 있는 만화책을 선택해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 보통 만화책이 비닐로 밀봉이 되어 있기 때문에 내용을 확인할 수가 없으며 만화책에 따라 한자는 있지만 읽는 방법이 기술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확률적으로 나쁘지 않은 방법은 해당 만화책의 독자층의 나이가 너무 낮거나 너무 높지 않은 적당한 만화책을 선택하면 대부분의 경우에 한자가 적절하게 많이 나오면서 한자 옆에 읽는 방법이 기술되어 있다. 독자층의 나이가 낮은 책은 한자가 거의 나오지 않고 독자층의 나이가 높은 책은 한자가 많이 나오고 한자의 읽는 방법이 기술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두번째 방법은 일본에서 유행하는 PC게임의 장르중의 하나인 비주얼 노블(Visual Novel) 장르의 게임을 구해서 게임을 하면서 일본어를 공부하는 것이었다. 비주얼 노블 형식의 게임은 일본에서 매우 인기를 끄는 형식의 게임인데 게임이라기 보다 장르 이름 그대로 “시각적인 소설”이다. 보통 그림이 화면에 나오고 그림 아래에 등장인물이 하는 말이 일본어로 나온다. 마우스를 클릭하면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며 이전에 나왔던 문장을 다시 보는 것도 가능하고 요즘의 대부분 비주얼 노블 형식의 게임은 일본어 문장과 함께 음성도 같이 나온다. 가격이 다소 비싼 것이 흠이지만 그림이 나와서 재미있고 문장과 음성이 같이 나오며 지나간 내용을 반복해서 듣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일본어 공부에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음성이 나오지 않는 경우에는 모르는 한자어가 나왔을 때 사전을 찾아보는 것이 곤란할 수가 있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는 “Oh! Text Hooker” (http://ohhara.sarang.net/ohthk)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비주얼 노블 형식의 게임에 나오는 글자만을 가로채서 별도의 윈도우에 추출해 주는데 이 글자는 한자로 추출되지만 마우스로 복사, 붙여넣기를 이용해 일한사전 프로그램(혹은 웹사이트)에 붙여넣어서 손쉽게 한자의 뜻과 읽는 법을 파악할 수 있다. 프로그램의 용도는 게임에 나오는 모르는 한자를 사전에서 찾기 위한 것이지만 보통 다른 사람들은 저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추출한 글자를 일본어 번역기와 연동해서 일본어로 되어 있는 비주얼 노블 형식의 게임을 실시간으로 한국어로 번역해서 즐기는 용도로 많이 사용한다.

Oh! Text Hooker로 비주얼 노블 형식의 게임을 실행한 모습. 게임에 나오는 글자를 별도의 윈도우로 출력시킬 수 있다. 또한 일한번역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실시간으로 한국어로 번역하는 것도 가능하다.

나는 빠르게 무리해서 일본어를 공부하지 않고 위에서 언급한 방법으로 장기적으로 천천히 조금씩 공부했다. 만약에 절대적인 시간만으로 따진다면 다소 긴 시간이지만(대학교 5, 병역특례 3) 긴 시간동안 조금씩 했기 때문에 일본어 공부가 특별히 부담되거나 하지는 않았다.

특별히 필요성을 느끼지는 않지만 혹시나 필요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일본 회사의 취업이 결정된 뒤에 일본어능력시험(JLPT) 1급을 응시했으며 별다른 어려움 없이 합격할 수 있었다. 보통 사람들이 JPTJLPT를 혼동하는 사람이 많으므로 간략하게 설명을 하겠다. JPTYBMSISA가 주관하고 한국에서만 인정되는 일본어 시험이며 결과가 점수로 나오며 수시로 시험을 실시한다. JLPT는 국제교류기금과 일본국제교류협회에서 주관하고 일본의 외무성과 문부과학성이 후원하는 시험이며 1급부터 4급 중에 하나를 응시하고 결과가 합격, 불합격으로 나오며 시험은 1년에 한 번 실시한다. , 한국 이외의 나라에서 일본어 능력을 인정 받고 싶을 때는 JLPT를 응시할 필요가 있고 한국에서 일본어 능력을 인정 받고 싶을 때는 JPT를 응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JLPT1년에 시험을 한 번만 실시하기 때문에(일반적으로 매년 8월에 접수, 12월에 실시)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응시할 수 없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 자기 계발

나는 미래를 대비해 앞으로 각광을 받을 기술을 예측해 장기적으로 시간을 꾸준히 투자했다. 하지만 미래는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는 법이기 때문에 전혀 필요가 없는 곳에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낭비되는 시간이 아깝다고 해서 미래를 위한 시간투자를 망설이거나 하지 않았다. 서점에 한번 가면 10만원이 넘도록 책을 충동구매 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물론 그 책들을 다 읽지는 않았지만 그 중에서 보물을 구하는 경우가 가끔 있었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했다.

신경 써서 공부한 기술을 지금 생각해 보면 유치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나열해 보자면 1994년 고등학교 때 인터넷 관련 기술(홈페이지, 웹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했고 1997년 대학교 때 보안 기술(컴퓨터, 네트워크 시큐리티)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했으며 2000년 알티캐스트에 재직할 때 임베디드 소프트웨어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했다. 그리고 2003년부터는 앞으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경계가 모호해 질 것으로 예상해 전공인 컴퓨터공학 외에도 전자공학을 복수전공으로 공부를 했다. 주변 사람들이 회사에 입사할 때 복수전공은 보지도 않기 때문에 복수전공을 하는 것은 시간 낭비고 그 시간에 석사학위를 취득하는 것이 월급도 더 많이 받고 이익이라고 했지만 나는 어차피 한국에서 취업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 충고는 귀담아 듣지 않았다. 만약에 연구를 한다면 제대로 연구를 해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싶지 월급 몇 푼 때문에 애매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싶지는 않았다.

컴퓨터공학에서 소프트웨어를 공부할 때는 컴퓨터 한 대만 있으면 가능했지만 전자공학에서 하드웨어를 공부할 때는 여러 장비가 필요했고 개인적으로 구매하기는 매우 고가인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나는 회사나 연구소 같은 곳에 들어가 가끔 시간을 내서 그곳에 있는 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기업 물색

나는 대학 4학년 때 전자공학 복수전공을 시작하면서 해외 취업을 위한 기업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전자공학 복수전공은 2년에서 3년에 걸쳐서 하기로 계획했으며 처음 2년간은 느슨하게 특별히 입사지원 같은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고 주변 사람들에게 해외 취업을 하고 싶으니 괜찮은 자리가 없는지 물어보면서 회사를 물색하고 마지막 1년간은 정식 절차를 통해 적극적으로 회사를 물색해 보기로 생각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해외 취업의 방법을 알아보니 대부분 추천하는 방법이 해당 국가로 유학을 가서 학위를 취득한 다음에 그 나라에서 취업하는 것이었다. 나중에 언젠가는 유학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일단 지금 당장은 취업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유학을 가지 않고 바로 취업을 하는 방법을 나 나름대로 물색해 보기로 했다.

나는 그래서 처음에는 일본의 IRC(http://www.ircnet.jp)에서 많은 일본 사람들과 채팅을 하기도 하고 믹시(http://mixi.jp)에서 여러 일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일본의 믹시는 한국의 싸이월드와 비슷한 성격의 싸이트) 적극적으로 친분을 쌓았다. 친구를 하나 둘 사귀기 시작했을 때 더 많은 친구를 사귀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처음이 가장 힘들었다. 예를 들어 한국의 IRC같은 경우에는 어디에서도 접속이 가능하고 mIRC같은 범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IRC 클라이언트로 채팅이 가능하지만 일본의 IRC같은 경우에는 도메인 네임이 .jp로 끝나지 않으면 접속이 불가능하다. .jp로 끝나지 않아도 접속이 가능한 서버가 일부 있지만 패스워드가 설정되어 있고 패스워드는 홈페이지에 일본식 한자어로 공지되며 입력을 발음으로 입력해야 되며(일본식 한자어는 읽기가 어려움) 패스워드는 수시로 변경된다. 그리고 IRC 클라이언트도 CHOCOA같은 전용 IRC 클라이언트를 사용해야 된다. 일본 IRC를 사용하기 위해서 전용 IRC 클라이언트를 사용해야 되는 이유는 일본의 일본어 문자 코드 체계가 한국과 달리 여러 가지가 난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한글 문자 코드 체계는 조합형은 거의 사라지고 사실상 완성형뿐이지만 일본은 MS 윈도우에서는 SJIS, 유닉스에서는 EUC-JP, EmailIRC같은 인터넷상의 자료교환에서는 JIS를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MS 윈도우에서 IRC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IRC 클라이언트에서 JISSJIS를 상호 변환해 주는 기능을 제공해 줘야 되는데 그런 기능은 일본에서 만든 IRC 클라이언트에만 있다(최근에는 mIRC에도 JIS, SJIS변환 기능이 추가되어 일본어 IRC가 가능). 그리고 믹시는 가입을 하기 위해서 믹시에 있는 사람이 초대를 해 줘야 가입이 가능하다. 이와 같이 접근성이 좋지 않기 때문에 처음에 친분을 쌓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었지만 처음에 IRC로 시작해서 한 명, 두 명 친분을 쌓기 시작해서 친분을 넓혀가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일본에서 출판된 책을 한글로 번역하는 작업을 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번역을 하기도 했다. 책을 번역한 경험도 없고 일본어 능력도 검증할만한 것이 없었기 때문에 아주 저렴하게 번역을 하게 됐지만 그 일로 인해 나는 값진 경험을 얻을 수 있었고 나의 일본어 능력을 검증할 수 있었다. 한국의 회사와 일본의 회사가 서로 협력해서 해야 될 일이 있어서 회의를 해야 되는데 와서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가서 도와주기도 하는 등 일본과 관련된 부탁이 있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도와주면서 경험을 쌓았다. 또한, 인터넷을 통해 사귄 일본 사람들이 한국으로 관광을 오면 직접 가이드를 해 주기도 했다.

이렇게 해서 알게 된 일본 사람들에게 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해외 취업을 하고 싶으며 일본도 고려대상이라는 말을 했다. 그리고 3년간 중소기업에서 일해 봤으니 가능하면 대기업에서 일해 보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대기업에서는 대학을 졸업한 뒤의 경력만을 경력으로 인정을 해 주기 때문에 나는 3년간 중소기업에서 일했던 경력을 인정 받을 수 없었다. 소니에도 한번 지원을 해 보았지만 필기시험에서 불합격을 하는 등 대기업은 내가 원하는 조건으로 입사하기란 상당히 힘들었다. 하지만 중소기업에서는 여러 곳에서 입사 제의가 왔다. 그래서 중소기업 중에 나에게 유용한 경험을 쌓을 수 있고 나의 경력을 인정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취업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내가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다른 사람과 다소 달랐다. 보통 사람들은 연봉을 중요시 하지만 나는 연봉이 회사가 나를 무시하지 않는다고 생각될 정도의 양이면 별다른 문제를 삼지 않았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회사에서 내가 해 보지 않은 하드웨어 설계를 할 수 있는가 였다. 나는 하드웨어 설계 경험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나를 하드웨어 엔지니어로 채용할 리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인력이 둘 다 필요한 회사에 취업해 소프트웨어 관련 일을 회사에서 하면서 하드웨어 관련 일을 조금씩 파악해서 참여하는 방향으로 접근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조건이 있었다. 나는 해외 취업을 통해 그 나라의 언어 뿐만이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도 배우고 싶었다. 그래서 한국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근무하고 있는 회사는 피했다. 이런 기준으로 회사를 찾던 중에 DMP라는 회사를 발견했다. DMP에서 현재 내세우는 아이템은 다음과 같다.



MAESTRO™

리얼타임CG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 차세대 기술

DMP는 다양한 컴퓨터 그래픽의 알고리즘을 모델화해서 하드웨어에 탑재 가능하게 하는 고도의 기술을 그래픽 솔루션으로 고객에게 제공합니다.DMP MAESTRO 테크놀로지」는 DMP가 독자적으로 풀 논리 회로화(일부 마이크로코드로 구현)를 실현한 그래픽 알고리즘의 총칭으로 아름다운 그래픽을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작은 컨텐츠 크기, 작은 메모리 대역, 시스템 레벨에서 저전력화에 공헌합니다.


PICA™

언제라도, 어디서도, 아름다운 그래픽

DMP MAESTRO 테크놀로지를 임베디드 시장용으로 최적화한 차세대 그래픽 IP코어 「PICA」는 업계표준의 OpenGL ES을 기반으로 네비게이션, 휴대 전화, 휴대 게임기등의 디지털 컨슈머를 중심으로 한 임베디드 시장에서 큰 힘을 발휘합니다.


이 회사에서는 임베디드용 차세대 그래픽(2D/3D) 칩을 설계하며 내가 원하는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인력을 모두 필요로 하는 곳이었다. 나는 이 회사가 성공할 것인지 실패할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유용한 경험을 쌓을 수 있겠다는 확신을 할 수 있었다. 나는 DMP에 취업해서 경험을 쌓기로 결심했다.


(*) 면접

나는 DMP에서 교통비와 숙박비를 제공할 테니 면접을 보고 싶다고 연락이 와서 중간고사가 끝나고 잠깐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시간을 내서 일본으로 향했다.

처음에는 면접을 볼 DMP의 사람들이 모두 모여서 나한테 간단히 내가 지금까지 해 온 일들을 포함해 자기 소개를 해 달라고 했다. 물론 이력서 형태로 나에 대해 간략한 정보를 전해주긴 했지만 좀 더 자세히 나에 대해 듣고 싶어했다. DMP는 여러 나라 사람들로 구성이 되어 있어서 일본어가 서툰 사람들도 있으니 영어로 자기 소개를 해 달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이력서에 나와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영어로 약 한 시간 동안 간략하게 내가 지금까지 해 온 일을 소개했다. 그리고 DMP에서는 일본 사람들은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말을 잘 안하고 가만히 있는 경향이 있다면서 면접을 1:1로 진행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열명이 넘는 사람들과 1:1로 열번이 넘게 면접을 했다. 사람들마다 질문이 독특했다. 어떤 사람은 프로그램 코드를 가져와서 질문하기도 했고 어떤 사람은 내 이력서의 내용 중에 궁금한 내용을 질문하기도 했다. 나는 꾸밈 없이 모든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했다. 나는 일본 사람들과는 일본어로 면접을 진행하고 그 외의 사람들과는 영어로 면접을 진행했으며 면접은 약 5시간동안 계속됐다. 이렇게 장기간 면접을 하면서 적어도 의사소통능력에는 특별히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면접이 모두 끝나고 식사를 함께 하고 호텔에서 하룻밤을 잔 뒤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돌아와서 DMP측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소프트웨어쪽 사람들이 호감을 보였다고 했다. 그리고 채용은 일단 간단하게 인턴쉽 형태로 몇 가지 일을 나한테 시켜 보고 결정하고 싶다고 했다. 호감은 있지만 일단 혹시 모르니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습이었다. 나는 학기가 끝나고 겨울에 한달간 인턴쉽으로 일을 하기로 했다. 인턴쉽은 보안상의 이유로 한국에서 원격으로 업무를 받아서 진행하는 식으로 했다. 한달 동안 만들어야 되는 프로그램의 스펙을 DMP에서 나한테 알려 주고 나는 그것을 한달 동안 만들었는데 공교롭게도 인턴쉽 기간에 개인적으로 여러가지 일을 맡게 돼서(아는 사람의 부탁으로 교토에 2주간 출장) 프로그램을 거의 1주일 동안에 급하게 만들게 됐다. 다소 아슬아슬하기는 했지만 그렇게 인턴쉽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으며 DMP에서는 나를 채용하기로 결정했다는 연락이 왔다.


(*) 일본으로 출국

일본으로 출국하기 위해서는 비자(사증)가 필요하다. 비자란 간단히 말해서 해당 국가에서 입국을 허락한다는 증명서라고 생각하면 된다. 언제까지 지속될 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현재 한국은 일본에 잠시(90일 이내) 방문할 때 무비자로 입국이 가능하다. 일본에 장기간 체류를 할 때는 장기 체류 비자가 필요하다. 이 장기 체류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재류자격인정증명서(在留資格認定証明書)가 필요하다. 재류자격인정증명서는 일본에서 신청을 해야 하며 보통 해당 외국인을 고용하고자 하는 회사에서 지방입국관리서(地方入国管理官署)에 신청을 한다. 재류자격인정증명서가 발급이 되면 그것을 가지고 주한일본대사관(在大韓民国日本国大使館 , http://www.kr.emb-japan.go.jp)에 제출하면 장기 체류 비자를 받을 수 있으며 이 비자를 가지고 일본에 입국해 장기 체류를 할 수 있다. 그러면 장기 체류 비자를 얻기 까지 필요한 절차를 내 경험과 함께 좀 더 구체적으로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위에 언급된 절차 중에 가장 오래 걸리고 가장 까다로운 것이 재류자격인정증명서를 받는 것이다. 물론 재류자격인정증명서를 받는 것은 취업할 회사의 신뢰도에 따라 많이 좌우되며 대기업인 경우에는 별다른 문제 없이 쉽게 받을 수 있지만 중소기업인 경우에는 다소 힘든 경우도 있다. 재류자격인정증명서 신청을 위한 절차는 일본 법무성 홈페이지를 찾아 보면(http://www.moj.go.jp/ONLINE/IMMIGRATION/16-1.html) 알 수 있다. 그리고 신청 시의 요령이라던가 기타 명문화 되지 않은 내부 발급 기준등에 대해서 알고 싶은 경우에는 관련 전문 변호사의 홈페이지를 찾아 보면(http://www.lawyersjapan.com) 알 수 있다. 기술 재류 자격으로 재류자격인정증명서 신청을 위해 한국에서 일본으로 보내야 되는 서류는 신청서, 증명 사진 2, 여권 사본, 해당 기술과 관련된 대학 졸업 증명서이다. 해당 기술과 관련된 대학 졸업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신청한 기술과 관련된 업종에서 10년 이상 종사한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증명서가 필요하다. 하지만 만약에 신청한 기술 재류 자격이 정보 처리인 경우에는 관련 기술의 대학 졸업이나 관련된 업종에서 10년 이상 종사할 필요 없이 일본 법무대신(法務大臣)이 지정한 정보처리 관련 시험에 합격을 하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다. 일본의 법무대신이 지정한 정보처리 관련 시험에는 한국의 정보처리기사와 정보처리산업기사도 포함되어 있다. 여기까지가 재류자격인정증명서를 신청하기 위해 한국에서 일본으로 보내줘야 되는 최소한의 서류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일본의 회사가 처리하게 된다. 예를 들어 회사가 건실한 회사인지를 증명하는 것이라던가 고용할 외국인의 보수가 종사하는 다른 일본인의 보수보다 높다는 것을 증명하는 등 여러 가지를 회사에서 신경을 써야 한다. 신청을 하고 심사를 거쳐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한 달에서 세 달 정도 시간이 걸린다. 나는 위와 같이 서류를 보내줬지만 두 달 뒤에 재류자격인정증명서 발급이 거부되었다는 통지를 받았다. 거부의 이유는 “해당 외국인이 해당 기업에서 지속적으로 근무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였다. 나의 자격이 문제인지 회사의 자격이 문제인지 구체적으로 뭐가 문제라서 거부되었는지 명확하게 알려주지를 않아서 상당히 속이 타는 상황이었다. 뭔가 서류를 내야 되는데 빠진 것이 있다면 거부하기 전에 빠진 서류 보충을 요구했을 텐데 그렇지도 않았다. 결국 서류를 대폭 보강해서 신중하게 재신청을 하기로 했으며 DMP에서는 확실하게 일을 처리하기 위해 직접 재류자격인정증명서를 신청하지 않고 변호사를 통해 신청했다. 이때 내가 보내준 서류는 신청서, 증명 사진 2, 여권 사본, 해당 기술과 관련된 대학 졸업 증명서, 대학 성적 증명서, 일본어능력시험(JLPT) 1급 합격통지서 사본, 정보처리산업기사자격증명서(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영어로 증명서 발급), 알티캐스트에서 3년간 근무한 것을 증명하는 경력증명서, 지도 교수님의 추천서, 이력서, 지금까지 나에 관해 언론에 보도된 보도자료이며 DMP에서도 회사 관련 서류를 대폭 보강했다. 이렇게 해서 가까스로 재류자격인정증명서를 발급 받을 수 있었으며 허가된 재류기간은 1년이었다(기술 재류 자격의 경우 보통 1년이나 3년으로 발급). 재류자격인정증명서를 발급 받을 때까지 약 5달 정도 소요됐다.

주한일본대사관에 가서 비자 신청서를 작성하고 여권, 증명 사진, 주민등록증 양면 사본, 재류자격인정증명서 원본과 사본(원본은 확인 후 돌려 줌)을 함께 제출하면 하루정도 뒤에 비자를 받을 수 있다. 나는 제출하고 당일에 비자를 받았다. 이 때 주의해야 될 점이 하나 있는데 주한일본대사관에 개인자격으로 비자신청을 할 때는 오전 930분부터 오전 1130분까지만 신청을 받기 때문에 신청 시간에 주의해야 된다는 것이다(오후에 신청 불가).

나하고는 상관이 없기 때문에 신청을 하지 않아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가족과 함께 일본에 장기 체류할 계획이라면 가족 비자를 신청해서 발급 받으면 가능하다. 가족의 기준은 배우자와 자녀(양자, 양녀도 포함)만 해당되며 형제자매나 부모는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대사관에서 비자를 발급 받고 이제 한국의 생활을 정리하고 일본으로 출국하는 일만 남았다.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아도 자동으로 전산 처리된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는데 혹시나 해서 나는 예비군 중대에 예비군 훈련 연기 원서를 제출했다. 예비군 훈련 연기 원서를 제출할 때 필요한 서류는 연기 원서, 여권 사본, 비자 사본이다. 해당 연도에 해외에 연속으로 6개월 이상 체류를 하면 그 해 예비군 훈련이 면제가 되며 6개월 미만 체류를 하게 되면 예비군 훈련이 다음 해로 연기된다. 그리고 한국에 잠시 입국해서 15일 미만으로 체류를 하고 다시 출국한 경우에는 해외에서 연속으로 체류한 것으로 인정한다.

만약에 일본에 가서 계속 체류하지 않고 일본에서 다른 국가로 출국할 계획이 있다면 가지고 있는 비자에 대해 좀 더 확실하게 이해해야 된다. 일본 비자는 한 사람이 여러 자격의 비자를 동시에 가질 수 없다. , 나는 기술 비자를 발급 받으면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단기 방문(관광) 목적의 기한이 5년인 복수(MULTIPLE) 비자의 효력을 잃어버리게 됐다. 그리고 기술 비자는 단수(SINGLE) 비자이다. , 나는 일본에 입국할 때 비자를 사용하게 되며 일본을 출국해서 다시 입국할 때 사용할 수 없다. 그러면 잠깐 외국에 출장을 갔다 온다거나 한국에 잠시 갔다 오거나 할 때 문제가 된다. 이런 경우에는 일본에서 외국으로 출국하기 전에 반드시 재입국허가신청(再入国許可申請)을 지방입국관리서에 해야 되며 보통 하루 안에 처리를 해 준다. 자세한 절차는 일본 법무성 홈페이지를 찾아 보면(http://www.moj.go.jp/ONLINE/IMMIGRATION/16-5.html) 알 수 있다. 만약에 하지 않고 일본에서 외국으로 출국하게 되면 다시 일본으로 입국하기 위해 재류자격인정증명서부터 시작해서 모든 신청을 다시 해야 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나는 발급 받은 비자와 재류자격인정증명서(일본 입국심사관에게 제출)를 가지고 일본으로 무리 없이 출국할 수 있었다.


(*) 집 구하기

일본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해야 되며 가장 어려운 일이 집을 구하는 것이다. 일단 일본에 정착해서 여러 가지를 하려면 신분증이 필요한데 신분증을 만들기 위해서는 주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집을 구할 때까지 잠시 임시로 머물 집을 DMP에서 마련해 줬다. 마련해 준 임시 숙소는 위크리 맨션(Weekly Mansion)이었는데 일주일 단위로 숙박이 가능하며 가격이 호텔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에 몇 주간 머물 때 유용하다.

집을 구하기 위해 일단 집을 어디 쯤에 잡을 지 생각해야 된다. 도쿄(東京)는 한국의 서울처럼 시()가 아니라 여러 시()와 구()를 포함하고 있는 넓은 행정구역으로 도쿄도(東京都)라고 부른다. 도쿄는 동서로 길며 도쿄의 중심가는 도쿄의 동쪽에 치우쳐 있다. , 집값이 도쿄의 동쪽으로 갈 수록 비싸진다. DMP의 위치는 도쿄도(東京都) 무사시노시(武蔵野市)로 도쿄의 중간 정도에 위치하고 있으며 중심가에서는 다소 서쪽으로 떨어져 있다. 집을 중심가에서 멀리 떨어져서 잡게 되면 집값이 싸 지지만 일본의 교통비는 한국에 비해 매우 비싸기 때문에 집값을 아낀 것보다 교통비의 지출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된다. 회사 사람에게 조언을 구해 보니 교통비 부담도 있고 하니 집을 회사 근처로 잡고 만약에 회사 근처에서 구하기가 힘들면 회사의 서쪽으로 갈수록 집값이 싸지니 서쪽으로 가면서 찾아보라고 했다.

일본은 한국과 같은 전세 개념이 존재하지 않으며 주로 다달이 집세를 내는 월세로 계약하거나 집을 직접 산다. 나는 집을 직접 사 보지 않았기 때문에 월세를 중심으로 설명을 하겠다.

처음에 집을 구할 때는 구하고 싶은 집의 장소를 먼저 정하고 그 근처에 있는 빈 집을 부동산중개업소를 통해 알아봐야 한다. 처음에 정보를 수집할 때는 인터넷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좋다. 유용한 인터넷 부동산정보 홈페이지로는 http://www.forrent.jp/ , http://home.adpark.co.jp/ , http://realestate.yahoo.co.jp/ , http://www.chintai.net/ , http://www.apamanshop.com/ 등이 있다. 하지만 인터넷 부동산정보 홈페이지를 통해서 찾아 낸 좋은 조건의 집을 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부동산정보 홈페이지에 좋은 조건의 집이 등록되면 등록되자마자 수많은 사람들이 계약을 하려고 달려들기 때문에 상당한 순발력이 필요한데 일본에 처음 도착해서 아직 적응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경쟁자들보다 빨리 계약을 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집을 몇 달에 걸쳐서 알아보면서 구한다면 가능할 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일본에 처음 도착해서 살 집이 없는 상태기 때문에 적어도 몇 주 이내에 집을 구해야 되기 때문에 이것도 부담이 된다. 이런 이유로 일단 인터넷 부동산정보 홈페이지에서는 대략적인 시세를 알아보고 최상의 조건이 아닌 적당한 조건의 집을 찾아서 계약을 하던가 아니면 주변의 부동산중개업자를 찾아가 돌아다니면서 아직 인터넷 부동산정보 홈페이지에 등록되지 않은 집을 중심으로 좋은 조건의 집을 찾아서 계약을 하는 전략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부동산정보를 접할 때 한국인이 봤을 때 미리 알아둬야 되는 것들이 있다. 한국인이 들었을 때 생소한 개념이 몇 가지가 있는데 일단 용어 설명부터 시작하도록 하겠다.

오오야(大家)”는 한국어로 “집 주인”이다.

야친(家賃)”은 한국어로 “월세”정도의 개념으로 집에 살면서 집 주인에게 매달 지불하는 금액이며 매달 선불로 지불한다.

시키킨(敷金)”은 한국어로 “보증금”정도의 개념이며 야친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거나 집을 고의로 파손하거나 하는 기타 등등의 상황을 대비해서 집 주인에게 맡겨 두는 돈이다. 계약을 끝내고 집을 나올 때 집 주인으로부터 돌려 받는 돈이지만 집 주인에 따라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며 돌려 주지 않으려고 버티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레이킨(礼金)”은 한국어로 “사례금”정도의 개념이며 집을 처음 계약할 때 집 주인에게 “이렇게 좋은 집에 살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의미로 지불하는 돈이다. 지불 뒤에는 돌려 받을 수 없으며 집 주인에게 전혀 감사하지 않더라도 계약을 할 때 지불해야 하는 돈이니 주의해야 한다.

집의 넓이는 제곱미터로(m^2 , 平米) 전용면적으로만 표기하며 한국처럼 아파트의 복도나 계단이나 엘리베이터와 같은 것을 집의 면적에 포함시키거나 하지 않는다. 집 전체의 넓이는 제곱미터로 주로 표기하지만 방의 넓이는 “다다미()”로 표기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다다미는 일본의 짚으로 되어 있는 전통적인 바닥재로 크기는 지방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1.65제곱미터(91cm x 182cm)정도이다. 한국에서 주로 많이 사용하는 “평()”3.3제곱미터이므로 편한 단위로 환산해서 볼 수 있다.

건물의 종류를 지칭하는 말로, “하이츠(ハイツ)”, “코포(コーポ)”, “아파토(アパート, 아파트)”, “만숀(マンション, 맨션)”, “잇코다테(一戸建て)”등이 있다. 하이츠, 코포, 아파토는 2층 이하의 건물이며 만숀은 3층 이상의 건물이고 잇코다테는 공동주택이 아닌 단독주택이다. 일본의 아파토가 한국의 아파트와는 다르며 오히려 일본의 만숀이 한국의 아파트와 유사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아파토의 규모가 크고 고급이고 좋아보이면 만숀이라고 생각하면 무난하다. 일본은 한국처럼 고층 아파트나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많지 않고 낮은 건물이 많은데 아마도 지진이 잦기 때문에 고층 건물의 경우 건설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 아닌가 추측된다.

이 정도를 알고 부동산정보를 접하면 대부분 무리 없이 이해할 수 있다. 부동산정보를 검색할 때 자기의 기호에 맞게 여러 가지 조건을 줘서 검색을 할 수 있다. 집의 위치, 야친, 건축 연도, 집 주변의 각종 편의 시설(병원, 편의점 등), 애완 동물 가능 여부, 육아 가능 여부, 악기 연주 가능 여부, 세탁기나 냉장고를 놓을 수 있는 장소가 따로 있는지 여부, 에어컨 유무, 가스레인지 유무, 바닥이 마루인지 카페트인지 다다미인지 여부, 샤워실과 화장실이 분리되어 있는지 여부, 위성 TV 여부, 케이블 TV 여부, 전화 설치 가능 여부 등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조건을 기준으로 검색이 가능하다. 가끔 조건들을 보다 보면 웃기는 조건도 많이 접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애완 동물 가능(, 소형만 가능) 이라던가 애완 동물 가능(, 고양이만 가능)과 같은 조건을 내 건 집들도 있다.

나는 회사 근처(JR 츄오센(中央線) 미타카(三鷹) 근처), 에어컨 있음, 바닥은 마루, 넓이 30제곱미터 이상, 야친 8만엔 이하 정도의 조건으로 검색해 보았으나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가끔 내 조건이 맞는 집이 있었지만 부동산중개업소에 알아보면 이미 계약이 끝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 좋은 조건의 집이 인터넷에 공개되면 공개되자마자 빠르게 계약이 성립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조건을 다소 완화해 넓이 25제곱미터 이상의 집을 찾아 보았다. 이 정도로 조건을 완화해서 검색한 다음에 검색 결과 중에 가장 많은 집을 확보하고 있는 부동산중개업소를 찾아갔다. 인터넷으로 검색한 집을 부동산중개업소에 부탁해서 집들을 직접 둘러 본 뒤에 마음에 드는 집을 하나 골라서 계약을 하고 싶다고 했다. 모든 것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다. 하지만 부동산중개업소에서 집 주인에게 연락해 계약을 하려고 하니 집 주인이 외국인과 계약을 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부동산중개업소는 계약을 성사시키면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매우 적극적이었다. 전화로 하는 대화를 옆에서 들었기 때문에 확실치는 않지만 대충의 내용은 짐작이 가능했다.

부동산 : 외국인은 절대로 안 되나요?

집주인 : !@#$!@#$!@#$!@#$

부동산 : 계약은 회사가 법인계약으로 하고 입주만 외국인이 하는데 문제가 되나요?

집주인 : !@#$!@#$!@#$!@#$

부동산 : 레이킨하고 시키킨을 더 많이 지불할 의향도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안 되나요?

집주인 : !@#$!@#$!@#$!@#$

부동산 : 겉으로 보기에는 괜찮아 보이는데요.

집주인 : !@#$!@#$!@#$!@#$

부동산 : .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부동산중개업소는 어떻게 해서든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집 주인을 설득했지만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나는 그래서 전략을 수정했다. 일단 마음에 드는 집을 고른 후에 부동산중개업소에 부탁해 모든 집 주인에게 연락을 해서 외국인과 계약할 의사가 있는지 먼저 확인을 했다. 외국인은 절대로 계약하기 싫다라는 집 주인을 일단 걸러냈다. 외국인의 상태와 일 하고 있는 회사의 상태를 봐서 결정하겠다는 집 주인을 중심으로 집을 살펴보기로 했다. 아쉽게도 외국인도 상관없다는 집 주인은 드물었다. 집 주인이 계약을 하기 전에 알고자 하는 것은 입주할 외국인이 일본어가 가능한지 일하고 있는 회사는 어떤 업종의 회사이며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를 알고 싶어했다. 별로 필요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일본어능력시험(JLPT) 1급 합격증을 예상치 않은 곳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일본어능력시험 1급 합격증을 가지고 있으면 집 주인은 특별히 일본어 능력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았다. 나는 일단 이렇게 외국인과 계약의 가능성을 일단 열어 둔 집 주인의 집을 중심으로 집을 둘러 본 후 계약을 시도했다. 레이킨과 시키킨을 후하게 지불할 테니 보증인 없이 계약을 하면 안되겠느냐고 집 주인을 설득해 봤지만 불가능했다. 그래서 DMP의 사장을 보증인으로 해서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내가 아는 사람은 1년간 지낼 예정의 집에 입주하면서 1년분 집세를 입주시에 한꺼번에 지불할 테니 보증인 없이 안되겠느냐고 설득해 보았지만 설득이 불가능했었다고 한다. 사회적 지위가 높은 일본인 보증인도 집을 계약할 때 꼭 필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일본에 도착하고 이렇게 집의 계약을 성공시킬 때까지 약 2주정도가 소요됐다.

집의 위치는 철도 건널목 바로 옆이라서 하루종일 땡땡거리는 소리가 나고 열차가 지나갈 때 시끄럽고 집이 흔들리기는 했지만 그런 집이었기 때문에 외국인이라도 계약이 가능했으리라 생각하고 위안을 삼았다. 조건은 집의 건축년도는 약 10년전, 집 넓이 30제곱미터, 야친 8만엔, 레이킨 16만엔(야친 두 달 분), 시키킨 16만엔(야친 두 달 분), 열쇠 교환 비용 15750(집 주인이 교환을 요구), 화재 보험 가입비 15000(집 주인이 가입을 요구), 부동산중개수수료 84000(야친 한 달 분 + 세금 5%)이었다. 야친은 선불이기 때문에 미리 한 달 분을 지불해야 한다. 그러면 집에 들어가기 전에 필요한 금액은 위의 금액을 모두 합해 보면 8+ 16+ 16+ 15750 + 15000 + 84000 = 514750엔이 된다. 한달 집세가 8만엔인데 입주를 위해 이것 저것 필요한 돈을 지불하다 보면 515750엔이라는 목돈이 된다. 여러 가지 요소가 있어서 정확히 입주를 할 때 얼마가 필요한 지는 예측이 어렵지만 약 야친 여섯 달 분의 돈이 입주시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무난하다.

계약이 된 뒤에 입주를 하게 되면 전기, 수도, 가스 관련 서류를 신청해야 한다. 나는 집 주인이 친절하게 절차를 알려 줘서 신청할 수 있었다.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집의 사진이다. 아주 근사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만족스럽다. 한국의 집과 차이점은 일본의 집은 온돌이 아니기 때문에 겨울이 바닥이 차가우며 춥다는 것이다. 일본은 보통 집마다 에어컨이 되어 있어서 여름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겨울에는 온풍기, 난로, 전기장판을 써도 한국의 온돌같이 만족스럽지가 않다. 그리고 내 집이 아니라 빌려서 쓰는 집이기 때문에 집에 흠집을 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벽에 못을 박는 행동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만약에 하게 되면 나중에 시키킨을 일부 돌려 받지 못하게 될 수 있다. 내가 사는 집만의 특징인지도 모르겠는데 일본의 집의 또 다른 특징은 샤워실과 변기가 분리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분리가 되어 있지 않은 집은 더 싸다) 변기가 내가 사는 집에서는 마루 위에 있다. 이것은 아직도 적응이 잘 되지 않는다. 마루 위에 있는 변기!


(*) 신분증 만들기

일본에서 뭔가를 하기 위해서는 신분증이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급할 때는 여권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가능하면 일본에서 발급한 신분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

일단 일본에 도착해서 일본에 장기체류를 할 예정이라면 일본에 입국하고 90일 이내에 “외국인등록증명서(外国人登録証明書)”를 자신의 주소지의 “구약쇼(区役所)”나 “시약쇼(市役所)”에 신청해야 된다. 구약쇼는 한국의 구청과 비슷한 곳이고 시약쇼는 한국의 시청과 비슷한 곳이다. 외국인등록증명서를 신청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증명사진 2장과 여권이 필요하며 신청서는 시약쇼나 구약쇼에 준비되어 있다. 그리고 집 주소도 필요하기 때문에 외국인등록증명서를 신청하기 위해서 일단 집을 먼저 구해야 된다. 자세한 절차는 일본 법무성 홈페이지(http://www.moj.go.jp/ONLINE/ALIENREGISTRATION/17-1.html)를 참고한다. 나는 집이 도쿄도(東京都) 무사시노시(武蔵野市)에 있기 때문에 무사시노시의 시약쇼에 가서 외국인등록증명서를 신청했다. 신청을 하고 발급까지 약 3주 정도 시간이 걸렸으며 발급 후에 시약쇼에 가서 외국인등록증명서를 받을 수 있었다. 여러 사소한 것이라도 뭔가를 하려면(비디오 가게에서 비디오를 빌릴 때도) 신분증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3주나 걸리니 최대한 빨리 신청을 해서 시간을 절약하는 것이 좋다. 외국인등록증명서를 신청하니 무사시노시의 여러 안내 책자를 줬으며 특히 외국인들이 잘 모르는 쓰레기 배출방법 안내서도 줬다. 쓰레기 배출방법 안내서는 친절하게 한국말로도 설명이 되어 있었다.

한국에서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일본에서 한국의 운전면허증을 인정해 주기 때문에 일본에서 한국의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일본의 운전면허증을 발급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주의해야 되는 점이 하나 있는데 한국에서 운전면허증을 발급 받고 적어도 세 달 동안 한국에서 운전을 한 경력이 있어야 된다. 그리고 세 달 넘게 한국에서 운전을 한 경력이 있더라도 중간에 운전면허증을 재발급을 받은 적이 있고 그 운전면허증에 처음 운전면허증을 취득한 날짜가 나와 있지 않으면 한국에서 영문으로 되어 있는 운전경력서를 발급 받아서 제출해야 한다. 나는 한국에서 운전면허증을 발급 받고 두 달 후에 일본에 왔기 때문에 일본에서 운전면허증을 발급 받을 수가 없었다(T_T). 운전면허증을 취득하는 것은 일본보다 한국에서 취득하는 것이 더 편하고 쉽기 때문에 일본에서 운전면허증을 취득하고 싶다면 한국에서 미리 운전면허증을 취득하고 나중에 일본에 와서 일본의 운전면허증을 발급 받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일본 도쿄에서 생활한다면 자동차가 없어도 이동하는데 특별히 불편함이 없으며 오히려 자동차가 있으면 사용할 주차장을 확보해야 되기 때문에 골치가 아프니 자동차는 꼭 필요하지 않다면 구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일본에서는 자동차가 한국과 반대로 왼쪽으로 다니고 운전석도 오른쪽에 있기 때문에 익숙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운전하면 위험할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특히 자동차가 적은 도로에서 좌회전과 우회전을 반복하다 보면 반대편 차선으로 진입해서 운전하게 되는 위험한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한다(!!!!!).


(*) 인터넷 신청

집을 구하게 되면 인터넷을 신청해야 한다. 물론 집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생각이 없다면 신청을 하지 않아도 상관이 없지만 한국사람은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면 금단현상을 일으키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꼭 신청하는 것이 좋다.

일단 인터넷은 이미 집에 신청만 하면 사용 가능하도록 인터넷 설비가 되어 있다면 그것을 사용하는 것이 편하다. 집에 케이블TV가 들어와 있으면 해당 케이블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 만숀같은 대형 공동주택의 경우에는 보통 초고속 인터넷이 어떤 형태로든지 들어와 있는 경우가 많으니 잘 알아보는 것이 좋다. 만약에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이 전화선밖에 없다면 ADSL을 쓰는 것도 방법이지만 전화국으로부터 거리가 멀어지면 성능이 떨어지며 집의 위치에 따라 성능의 편차가 심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된다. 그리고 인터넷을 알아 볼 때는 전화도 함께 알아 보는 것이 좋다. 인터넷(ADSL)과 전화를 함께 신청하면 할인이 된다거나 인터넷(케이블), 전화(케이블), 케이블TV를 함께 신청하면 할인이 된다거나 하는 경우가 있다. 요즘은 휴대전화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집에 전화를 놓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면 놓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상황에 따라 인터넷과 전화를 신청을 해야 되기 때문에 모든 경우에 대해 설명을 할 수는 없지만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가 신청한 방법을 설명하도록 하겠다.

내가 사는 집은 당장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전화선밖에 없었다. 하지만 ADSL을 사용하고 싶지는 않아서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안정적이고 빠른 “히카리()”를 신청하기로 마음먹었다. 히카리는 한국말로 “빛”이라는 뜻으로 광케이블을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를 히카리라고 부른다. 집이 대형 공동주택이면 단체로 신청해서 싸게 할 수도 있지만 내가 사는 집은 규모가 작아서 단체로 신청은 불가능해 어쩔 수 없이 개인으로 신청했다. 히카리 서비스를 하는 곳이 여러 곳 있지만 유명한 곳으로는 BFLET’S(http://flets.com/opt), TEPCO히카리(http://www.tepco.ne.jp), USEN히카리(http://ftth.gate01.com)가 있다. 서비스 영역이 가장 넓은 곳은 BFLET’S이고 가격이 가장 싼 곳이 USEN히카리이다. 나는 어디에 신청하는 것이 좋을지 판단이 잘 서지 않아서 다른 일본 사람에게 물어보니 가격이 가장 싼 곳이 USEN히카리고 속도도 나름대로 꽤 빠르고 좋지만 서비스 영역이 좁아서 신청이 불가능한 곳이 많으니 USEN히카리를 먼저 알아보고 만약에 불가능하면 BFLET’S를 신청하는 것이 좋을 거라고 조언해 줬다. 나는 조언대로 USEN히카리를 알아보았는데 운이 좋게도 내가 사는 집이 서비스 영역에 포함되어 있었다. USEN히카리는 “IP전화”서비스도 제공해서 신청하면 전화도 함께 사용할 수 있었다. 일본에서는 인터넷 회선을 사용한 전화 서비스를 “IP전화”라고 부른다. IP전화를 신청할 때 살펴봐야 되는 것이 있는데 착신 가능한 곳 목록과 발신 가능한 곳 목록이다. IP전화는 값이 싼 대신에 일부 전화로 전화를 발신할 수 없는 경우가 있으며 일부 전화로부터 착신할 수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조금 더 값이 비싼 IP전화는 조금 더 많은 곳과 통화가 가능하다. 자신의 용도에 맞게 적절한 IP전화를 신청하는 것이 좋다. 인터넷은 초기비용(수수료, 공사비 등) 18900, 월 이용료 5985엔이었다. IP전화는 월 기본요금 525엔이었으며 전화요금은 한국으로 국제전화를 할 경우 분당 30엔이었다. 인터넷과 IP전화를 함께 신청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함께 서비스를 신청했다. 신청 후 인터넷 개통까지 세 달이 걸렸다. IP전화는 인터넷이 개통되고 한 달 뒤에 사용할 수 있었다. 신청에서 개통까지 시간이 매우 오래 걸렸는데(요즘은 두 달 내에 처리되는 듯 함) 저렇게 오래 걸리는 이유는 집이 자신의 집이 아니라 나같이 임대를 해서 사는 경우에는 공사를 하기 전에 집 주인에게 허락을 받아야 되기 때문이다. USEN히카리에서는 집 주인에게 허락을 받는 것까지 대행을 하는데 이것이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린다. 집 주인에게 잘 설명해서 허락을 받기 위해서 치밀하게 준비하기 때문이다. 집 주인은 일반적으로 집에 흠집을 내는 것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고 인터넷이 뭔지 모르는 나이 많은 집 주인이라면 이상한 짓 하지 말라고 공사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USEN히카리는 집 주변을 살펴 보고 집에 가능하면 흠집을 내지 않고 인터넷을 개통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게 되는데 이를 위해 집에 와서 직접 집의 구조를 살펴보는 등 인터넷 개통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내 경우에는 전화선이 들어와 있는 구멍을 이용해서 집에 흠집을 내지 않고 인터넷을 개통해서 집 주인과 큰 마찰 없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었다. 공사를 할 때 한가지 특이한 점이 있었는데 USEN히카리를 신청하니 광케이블을 집 안에까지 끌어 와 주는 것이었다. 한국에서는 집 안쪽까지 광케이블을 끌어 와 주지는 않기 때문에 신기했다. USEN히카리는 고정 IP 5개를 제공해 줬으며 회선은 UP/DOWN 100Mbps로 독점해서 사용할 수 있게 해 줬다. 가격에 비해 상당히 만족스러우며 현재도 잘 사용하고 있다.


(*) 휴대전화 구입

나한테 전화를 걸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갑자기 급하게 연락할 일은 누구나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휴대전화를 하나 구입하려고 마음먹었다. 나는 일본에 친구가 많이 있지만 모두 인터넷을 통해서 주로 연락을 주고받기 때문에 휴대전화를 사용해서 연락할 일은 거의 없다. , 나에게 필요한 것은 월 기본 요금이 가장 싼 휴대전화를 찾는 것이었다.

일본에서 휴대전화(携帯電話) 서비스를 하는 곳을 찾아 보면 NTT DoCoMo(http://www.nttdocomo.co.jp), au by KDDI(http://www.au.kddi.com), Vodafone(http://www.vodafone.jp)이 있다. 그래서 보통 저 세 곳 중에 여러 가지를 따져 봐서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가지 더 고려해야 되는 것이 있는데 일본은 특이하게 겉으로 보기에는 휴대전화와 똑같이 생겼는데 휴대전화라고 부르지 않고 PHS라고 부르는 것이 있다. PHS관련 자세한 정보는 WILLCOM(http://www.willcom-inc.com)에서 얻을 수 있다. 휴대전화 광고 중에 휴대전화중에 최초, 휴대전화중에 최저가격과 같은 광고문구를 볼 수 있는데 이것들은 모두 PHS를 휴대전화로 생각하지 않고 내는 광고이기 때문에 PHS와 함께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PHS는 사람들이 휴대전화로 사용하는 경우보다 무선 모뎀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단말기의 가격도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빠를수록 가격이 높고 사용자가 밤에 오히려 더 많아서 낮에 사용하면 밤에 사용한 것보다 사용료가 더 싸다. PHS의 장점은 저렴한 가격이며 단점은 전파가 약해서(일반 휴대전화의 1/10정도라 함) 도심을 벗어나면 통화가 어려운 점이다. 도심에 살고 시골로 잘 나가지 않으며 전화를 가끔 잠깐만 하는 경우에는 PHS가 매우 경제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만약에 정말로 전화를 받기만 한다면 전화를 걸 수 있는 곳을 지정해서 고정시켜 놓는 서비스를 신청하면 한 달에 1000엔 정도로 사용이 가능하며 아무 곳이나 전화를 걸 수 있는 서비스를 신청하면 한 달에 2000엔 정도로 사용이 가능하다. 만약에 PHS사용자와 전화 통화량이 매우 많다면 한 달에 2900엔 정도만 지불하면 PHS사용자 전원과 무제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나는 여러 조건을 따져본 후에 내가 사용할 용도로는 PHS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집 주변에 있는 휴대전화 대리점을 돌아다녔지만 PHS를 취급하는 곳이 많지 않았다. 취급하더라도 단말기를 무료로 주는 대신에 한 달에 2900엔을 지불하는 서비스로 가입하지 않으면 판매하지 않는 곳이 많았다. 단말기를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곳은 모두 뭔가 의무적으로 가입을 해야 되는 조건이 붙어 있어서 결국 백화점에서 6000엔 정도에 단말기를 산 후에 한 달에 2000엔을 지불하는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가입 수수료로 2900엔 정도가 요금 고지서로 부과되었다.

PHS를 계약을 할 때 나는 신분증(외국인등록증명서)만 있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일반적인 경우에도 요구하는 것인지 아니면 외국인이라 요구하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신분증에 나와 있는 주소가 정말 내가 사는 주소인지 증명할 수 있는 증명자료를 요구했다. 인정되는 증명자료의 예로 수도, 가스, 전기 요금 영수증이 있었고 우체국 도장이 찍혀 있는 일반 우편물도 증명자료로 사용될 수 있었다. 나는 일본에 온 지 몇 주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도, 가스, 전기 요즘을 지불한 영수증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곤란했지만 다행히도 한국에서 일본으로 짐을 부칠 때 썼던 우편물의 포장지를 아직 버리지 않아서 우편물의 포장지를 가지고 가서 주소를 증명할 수 있었다. 영어로 되어 있는 국제우편물도 이 때 주소의 증명자료로 사용할 수 있었다.


(*) 생활 용품 구입

일본에 도착해서 집을 구한 뒤에 해야 될 일은 각종 생활 용품을 구입하는 것이다. 백화점 같은 곳에 가서 필요한 물건을 다소 비싸더라도 일괄적으로 구매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겠지만 가능하면 저렴하게 물건들을 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싼 가격으로 여러 가지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곳으로는 100엔샵이 있다. 100엔샵이 인기를 끄니까 1엔이 더 싸다면서 광고를 하는 99엔샵도 있다. 100엔샵에는 여러가지 물건이 있지만 물건의 품질은 보증하지 못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물건은 100엔샵에서 구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품질이 좋지 않아도 특별히 상관이 없는 물건이라면 100엔샵에서 구입하는 것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 참고로 100엔샵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는 세금을 포함해서 105엔을 지불해야 한다. 나는 잘 모르는 외국인이 100엔샵의 물건이 왜 105엔이냐고 따지는 경우를 본 적이 있다.

그 다음에 고려할 수 있는 곳이 “리사이클숍(リサイクルショップ)”이다. 가끔 돌아다니다 보면 리사이클숍이라는 곳이 보여서 나는 쓰레기수거업체 정도로 생각했는데 한국말로 표현하자면 “중고물품가게”라고 할 수 있다. 각종 중고물품을 모아 놓고 판매를 하는 곳인데 이런 곳이라면 가격이 매우 싸야 되지만 새것의 70%정도로 기대한 만큼 싸지는 않다. 하지만 찾다 보면 가끔 이곳에서 좋은 물건을 싸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새 물건을 사기 전에 리사이클숍에 어떤 물건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흥정만 잘 하면 값도 상당히 깎을 수 있다. 일본도 한국처럼 쓰레기를 버릴 때 돈을 내고 버려야 되기 때문에 쓰레기 처리가 상당히 골치거리다. 리사이클숍에서 내가 몇 가지 물건을 구입할 때 리사이클숍에서는 나한테 재미있는 질문을 했는데 구입한 물건을 언제까지 사용할 예정이냐는 것이었다. , 내가 물건을 다 쓰고 나중에 버리고 싶을 때 연락을 주면 수거해서 다시 판매하려는 의도가 있는 듯 했다. 실제로 배포되는 광고지들을 보면 버리는 물건 무료로 수거해 준다는 광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나는 책상, 의자, 책장, 식탁, 텔레비전을 리사이클숍에서 구입하고 냉장고, 전자레인지, 가스레인지를 백화점에서 구입했다. 그리고 전화기, 세탁기, 밥솥은 일본 친구가 쓰던 물건을 얻었다. 그 외 필요한 전자제품은 대부분 신주쿠(新宿)에 있는 요도바시카메라(ヨドバシカメラ , http://www.yodobashi.com), 빅쿠카메라(ビックカメラ , http://www.biccamera.com), 사쿠라야(さくらや , http://www.sakuraya.co.jp)에서 구입했다. 옛날에는 일본에서 전자제품을 구입할 때 아키하바라(秋葉原)에 가서 구입하는 것이 보통이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신주쿠에서 사는 것이 더 싼 경우가 많이 있다. 요도바시카메라나 비쿠카메라 같은 경우에는 이름을 보면 카메라를 파는 곳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이름은 카메라지만 실제로는 각종 전자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전자제품을 구입할 때 신주쿠보다 아키하바라가 좋은 점이 있는데 그것은 중고 전자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판매하는 중고 전자제품은 대부분 2주나 한 달 정도 품질보증을 해 준다. 그리고 재미있는 사실은 “정크(ジャンク)”도 판매한다는 사실이다. “정크(ジャンク)”란 번역하자면 “쓰레기”로 정상적인 작동을 보장할 수 없는 중고 전자제품인데 말도 안되게 싼 가격으로 판매한다. 정크를 모아 놓고 파는 곳을 보면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는 곳도 있으며 전자제품의 일부 부품만을 필요로 할 때는 정크를 저렴하게 사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나는 아키하바라에서 CPU Pentium 4M 1.8GHz, RAM 256MB, HDD 30GB, TFT LCD 14.1”정도 사양의 중고 노트북컴퓨터를 6만엔 정도에 구입할 수 있었으며 지금도 만족스럽게 잘 사용하고 있다. 새 전자제품을 구입할 때는 신주쿠가 좋으며 중고 전자제품을 구입할 때는 아키하바라가 좋다.


(*) 은행

일본에 도착해서 집을 구하고 신분증(외국인등록증명서)을 발급 받은 후에 해야 되는 일은 은행 구좌를 개설하는 것이다. 회사에서 월급을 입금 받아야 되기 때문에 적어도 은행 구좌가 한 개는 필요하다.

일본의 은행은 여러 은행들이 합병되면서 거대 은행들이 탄생했는데 현재 규모가 가장 큰 은행부터 나열하자면 미즈호(みずほ , http://www.mizuhobank.co.jp), 미츠비시도쿄UFJ(三菱東京UFJ , http://www.btm.co.jp), 미츠이스미토모(三井住友 , http://www.smbc.co.jp) 정도가 있다. 나는 집 근처에 현금자동지급기가 많이 있는 은행에 구좌를 개설하기로 마음먹고 알아보니 미즈호은행의 현금자동지급기가 집 근처에 무려 여섯 개나 있었다. 아마도 여러 은행을 합병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으로 보였다. 한국에서는 해당 은행 지점에서 돈을 인출하지 않으면 수수료가 부과되지만 일본에서는 같은 은행의 현금자동지급기에서 돈을 인출하면 해당 은행 지점까지 직접 가지 않더라도 수수료 없이 현금을 인출할 수가 있기 때문에 현금자동지급기가 주변에 있으면 매우 편리하다. 나는 미즈호은행에 구좌를 개설했다. 미즈호은행의 현금자동지급기 수수료는 0엔이고 다른 은행의 현금자동지급기를 사용하거나 심야에 사용하거나 하면 105엔이나 210엔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나는 은행 구좌를 개설하면서 미즈호은행 캐쉬 카드와 함께 비자 신용 카드도 함께 신청했다. 하지만 일본에 도착하고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용 카드를 신청해서 그런지 신용 카드 발급이 거부되었으며 은행 구좌 개설 후 한 달 정도 후에 캐쉬 카드를 발급 받을 수 있었다. 나는 네 달쯤 뒤에 통장에 100만엔 정도를 입금시켜 놓고 이번에는 마스터 신용 카드를 신청해 보았지만 역시 발급이 거부되었다. 거부를 할 때 일본의 특이한 표현을 볼 수 있었는데 한국 같으면 직접적으로 “신용 카드 발급이 거부되었습니다.”라고 통보할 텐데 일본에서는 “신용 카드 발급을 보류하기로 하였습니다.”라고 표현을 해서 나중에 발급해 주겠다는 것 같은 뉘앙스를 풍겼지만 다른 일본 사람에게 물어보니 쉽게 말해서 거부되었다는 뜻이라고 했다. 외국인이라서 심사가 까다로운 것 같은 느낌은 받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기준으로 심사를 하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결국 신용 카드는 현재 한국에서 발급 받은 신용 카드를 사용하기로 했으며 지금도 아직 신용 카드는 발급 받지를 못했다.

일본에 정착하고 은행 구좌를 만들면 궁금해 지는 것이 해외 송금일 것이다. 해외 송금을 하면서 가장 값싸게 하는 방법은 가끔 아는 사람이 해외로 나갈 때 부탁해서 돈을 직접 가지고 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돈을 송금한 기록이 남지 않기 때문에 송금 기록이 필요할 때 곤란해질 수 있으며 많은 금액을 송금할 때 곤란할 수가 있다. 나는 해외 송금의 절차와 비용을 알아보기 위해 연습으로 미즈호은행에서 20만엔을 한국으로 송금해 보았는데 미즈호은행에서 수수료로 8000엔을 요구했다. 8000엔은 건 당 8000엔으로 금액이 높아지더라도 일정했다. 일본에서 해외 송금을 하면서 든 비용은 저 정도였고 한국에서 돈을 찾을 때 따로 수수료 약 1만원이 들었다. 송금하는데 필요한 정보는 돈을 보내는 사람의 이름과 주소와 신분증, 돈을 받는 사람의 이름과 주소와 은행 구좌 번호, 돈을 받는 사람의 은행의 주소이며 송금을 신청하고 송금이 완료되기 까지는 빠르며 몇일 늦어도 1주일 이내에 처리가 된다. 은행을 통해서 해외 송금을 하면 이처럼 빨리 처리되기는 하지만 다소 비싼 것이 흠이다. 일본에서 외국으로 송금 기록을 남기면서 가장 저렴하게 송금하는 방법은 우체국을 통해서 송금하는 것이다. 우체국을 통해서 송금하면 한국의 경우에 한국의 우체국 구좌로만 송금할 수 있는 점과 달러로 송금해야 된다는 점이 단점이지만(->달러->원의 환전을 거치기 때문에 다소 손해 발생) 수수료가 일률적으로 건 당 400엔으로 매우 저렴하다. 대신 우체국을 통해서 송금하면 송금이 완료되기까지 한 달 정도 걸리기 때문에 급한 일로 송금할 때는 적합하지 않다. 일본에서 한국으로 우체국을 통해서 송금하는 자세한 방법은 우편저금 홈페이지(http://www.yu-cho.japanpost.jp/s0000000/ssk20560.htm)를 참고한다.


(*) 병원

일본에 취업해서 병원까지 다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나는 만성 B형 간염을 앓고 있으며 치료를 위해 주기적으로 병원에 다니고 있다. 일본에서는 간염으로 인해 특별히 차별이 없는지 일본에서의 간염 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내가 지금까지 간염 치료를 받으면서 얻은 정보를 정리해 보겠다.

나는 여섯 살 정도에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이 돼서 HBsAg 양성, HBsAb 음성, HBeAg 양성, HBeAb 음성, HBV DNA 양성, GOT/GPT 정상의 상태를 약 20년간 유지해 왔다. 일본으로 떠나기 몇 달 전에 GPT150까지 올라가서 DMP에 혹시 입사에 문제가 되지는 않는지 알렸지만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들었다. 다행히도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에 우루사만을 복용하는 정도의 소극적인 치료를 받았지만 GPT50까지 내려가서 안심하고 일본으로 출국했다. 참고로 한국의 바이러스성 간염은 대부분 B형 간염이지만 일본은 대부분 C형 간염이라 치료도 대부분 C형 간염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일본에 와서 건강보험에 가입하고(회사에서 처리, 보험료는 한 달에 약 13000) 건강 진단을 받아 보니 GPT670정도가 나왔다. 수치가 상당히 높은 상태라 병원에 가니 주 3SNMC(Stronger Neo-Minophagen C) 60ml를 주사 맞으라는 처방을 받았다. 그리고 우루소(한국에서는 우루사로 불림) 200mg를 식후에 먹도록 처방을 받았다. 한국에서는 저런 상황에서는 제픽스(라미부딘)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한국에서 들어도 보지 못한 SNMC라는 주사를 처방해서 신기했다. 인터넷을 통해 알아보니 SNMC는 감초추출물로 만든 주사약으로 간의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는 약으로 일본에서 오래 전부터 광범위하게 많이 사용되는 약이었다. SNMC 60ml를 주사 맞는데 드는 비용은 430(보험 적용 가격, 병원에 따라 차이 있음)이었으며 우루소 한 달 분에 1220(보험 적용 가격, 약국에 따라 차이 있음)이었다. SNMC를 쓰기 시작한 뒤로 한 달 만에 GPT180까지 낮아지는 효과를 보았지만 한 달 뒤에 다시 GPT400까지 올라 SNMC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을 하게 됐다. 한국은 이런 상황이라면 제픽스를 사용하는데 일본에서는 제픽스는 한번 사용하기 시작하면 끊기가 매우 힘든 약이기 때문에 가능한 모든 방법을 써 보고 어쩔 수 없을 때 제픽스를 사용한다고 한다. 나이가 젊을 때는 일단 인터페론(알파 2A)6개월간 사용해 보는 것이 일본의 표준 치료법이라고 한다. 결국 인터페론을 한 번 사용해 보기로 했으며 치료는 인터페론을 600만 단위씩 주 3회 주사를 맞았다. 주사를 한 번 맞는데 드는 비용은 5180엔이었다. 그리고 인터페론은 각종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인터페론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간조직검사를 필수로 받아야 되고 2주간 입원을 해서 부작용이 특별히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지 봐야 한다. 한국에서는 인터페론을 사용하더라도 입원까지는 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일본에서는 상당히 조심스러웠다. 인터페론은 우울증, 자살충동, 탈모, 고열 등의 각종 부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에 입원하고 있는 동안에 이런 부작용을 관찰한다. 나는 다행히도 다른 특별한 부작용은 없었고 고열만 나타나서 해열제를 복용하면서 인터페론 치료를 받았다. 입원하고 있을 때 병원에서는 식사를 환자마다 앓고 있는 병에 따라 다른 메뉴로 제공하는 정성을 보여 줬다. 입원실은 4인실이었지만 환자마다 커튼으로 가려져 있고 환자들이 모두 조용해서 사실상 개인실과 다름이 없었다. 2주간 입원을 하면서 지불한 치료비는 16440엔이었다. 인터페론을 사용해서 현재는 GPT100정도까지 내려왔지만 아직 HBV DNA가 아직 높아서 치료가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의사의 말로는 인터페론을 사용해서 HBeAb가 양성이 될 확률이 20%정도라고 했기 때문에 나는 특별히 기대를 하지 않는다. 6개월 동안 인터페론을 사용해 보고 HBeAb가 양성이 되지 않으면 제픽스를 사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일본에서 제픽스 가격은 100mg200엔이다. 바이러스가 제픽스에 내성을 가지게 되면 헵세라(아데포비어)를 사용할 예정이며 이것은 일본에서 10mg400엔이다. 나는 B형 간염 때문에 2주간 입원을 하기도 했지만 회사에서는 이것을 특별히 문제 삼지 않았으며 오히려 입원하고 있는 동안에도 월급을 받으며 병원에서 일을 했다. 지금은 병원에 주 3회로 다니면서 치료를 받으면서 회사를 다니고 있다.

일본은 한국에서 볼 수 없는 의료 제도가 하나가 있다. 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면 보험이 적용되면 의료비의 30%를 지불한다. 만약에 지불하는 의료비가 한 달에 72300엔을 초과하면 의료비의 30%가 아니라 의료비의 1%만 지불하면 된다. , 큰 병에 걸렸을 때 환자의 부담이 매우 적어지는 유용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이 제도를 고액의료비제도(高額医療費制度)라고 하며 72300엔이라는 고액의료비의 기준은 고소득자의 경우 139800엔이 되며 저소득자의 경우 35400엔이 된다. 이 제도는 보험이 적용되는 의료비에만 해당이 되며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동안의 식사비와 같은 비용은 적용되지 않는다.


(*) 교통

일본의 교통을 한국과 비교해 보면 가격이 비싸고, 철도가 발달되어 있으며, 자전거가 많다.

교통비는 한 시간 정도 열차를 타고 가면 600엔 정도가 들고 택시요금은 2킬로미터까지 660엔이고 274미터마다 80엔씩 가산된다. 일본은 교통비가 매우 비싼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일본은 철도가 매우 발달되어 있지만 자전거를 매우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열차를 타면서 자전거를 가지고 타고 열차에서 내려서 목적지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작게 접어서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자전거를 주로 사용한다. 이렇게 자전거가 많다 보니 곳곳에서 주륜금지(駐輪禁止, 자전거 주차금지) 표지판을 볼 수 있으며 주륜금지 표지판이 있는 곳에는 표지판을 무시하고 주차되어 있는 수많은 자전거를 볼 수 있다. 일본은 기초질서를 잘 지킨다고 한국에 알려져 있는데 사람이 많이 모여 사는 곳은 어디나 다 마찬가지인 것 같다. 주륜금지 표지판을 많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대형 주륜장(駐輪場, 자전거 주차장)도 볼 수 있다. 주차장처럼 2층으로 쌓는 식으로 되어 있는 주륜장도 있으며 유료 주륜장도 있다. 이렇게 일본에서는 자전거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마치 자동차처럼 자전거마다 번호가 등록되어 있으며 자전거를 구입하거나 팔 때 등록을 변경해야 한다. 자전거마다 번호가 등록되어 있기 때문에 길거리에 버려진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절도죄를 뒤집어 쓸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일본은 철도가 매우 발달되어 있다. 나는 솔직히 일본에 오기 전에 일본의 철도가 아무리 복잡하더라도 서울에서 10년을 넘게 살면서 그 복잡한 지하철을 노선표를 보면서 아무런 문제없이 이용을 해 왔기 때문에 일본에서도 전혀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일본은 철도가 매우 발달되어 있다는 표현보다 너무 복잡하게 꼬여 있어서 일반 사람은 이용할 수 없게 되어 있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 듯도 하다. 노선도는 모든 노선을 다 한 지도에 그려 놓으면 알아보기가 쉽지 않을 정도이다. 한국은 철도를 국가에서 운영하지만 일본은 기업이 철도를 놓고 장사를 하기도 하며 이를 사철(私鉄)이라고 부른다. 도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철도로는 JR(http://www.jreast.co.jp)과 도쿄 메트로(http://www.tokyometro.jp)가 있다.

도쿄 JR 노선도

도쿄 메트로 노선도

첫번째 그림의 노선도는 도쿄의 JR 노선도로 지도 가운데 녹색 동그라미 노선이 야마노테센(山手線)으로 도쿄의 중심가를 도는 노선이다. 그리고 이 녹색 동그라미 안쪽에는 도쿄 메트로가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는데 이것이 두번째 그림의 노선도이다. 위의 두 노선도에 표시된 철도 말고도 도쿄에는 기업이 운영하는 수많은 사철이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다. 갈아탈 수 있도록 역이 표시되어 있더라도 철도를 운영하는 회사가 다르면 갈아탈 때 역을 나와서 갈아탈 노선의 표를 새로 구입해서 타야 된다. 어떤 역에서는 이것을 좀 더 간편하게 하기 위해 역을 나올 때 사용할 표와 새로 갈아탈 노선의 표를 동시에 개찰구에 삽입해서 역에서 나오지 않고 갈아탈 수 있도록 해 놓은 곳도 있다. 열차를 탈 때 열차의 진행 방향이 두 가지 밖에 없는 역에서도 어떤 열차를 어디서 타야 되는지 매우 혼란스러울 때가 많이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일하고 있는 회사는 미타카(三鷹)에 있는데 미타카는 열차의 진행 방향이 두 가지 밖에 없는 그다지 규모가 크지도 않은 역이다. 하지만 열차에 탈 수 있는 플랫폼이 여섯 곳이고 열차의 종류는 각역정차(各駅停車), 쾌속(快速), 중앙특별쾌속(中央特別快速), 오메특별쾌속(青梅特別快速), 통근쾌속(通勤快速), 특급카이지(特急かいじ), 특급아즈사(特急あずさ), 특급나리타엑스프레스(特急成田エクスプレス) 등이 있으며(여기서 언급한 것 말고도 많음) 같은 플랫폼이더라도 시간대에 따라 다른 열차가 출발한다. 열차의 배차 간격이 비교적 짧으며 내가 사는 집이 철도 건널목 앞인데 건널목을 한번 건너기 위해서는 보통은 3, 심하면 30분을 기다려야 철도 건널목을 건널 수 있을 정도로 열차가 많이 다닌다. 어떤 열차가 얼마나 빠르게 가는지도 이름만 봐서는 판단이 힘들 정도다. 나는 처음에 일본에서 열차를 탈 때 한 정거장을 갈 생각으로 방향만 보고 탔다가 한참을 지나가서 정차를 해서 고생한 적이 있다. 이와 같이 일본의 철도는 매우 복잡하게 되어 있으며 어느 곳을 열차를 타고 처음 갈 때는 역무원한테 물어서 확인해 가면서 가는 것이 좋다.


(*) 회사 생활

회사 생활은 어느 나라의 어느 회사나 비슷하다. 하지만 내가 현재 일하고 있는 DMP만의 특징인지 일본 기업의 특징인지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내가 느낀 미묘한 차이점을 정리해 보겠다.

일을 맡길 때 충분한 시간을 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한국보다 일을 조직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한국에서 일을 할 때 도저히 계획된 날짜까지 맞춰서 일을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한 계획에 따라 일을 한 경우가 많이 있었다. 하지만 일본에서 일을 할 때는 내가 한국 생활에 적응이 되어 있어서 그런지 2주 정도면 끝날 것 같은 일을 두 달 정도 시간을 주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어떤 계획되지 않은 일을 갑자기 맡기는 경우도 아직까지 보지 못했으며 사소한 일을 진행할 때도 문서화를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식사를 함께 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한국에서는 점심시간이 되면 주변 동료들과 함께 우르르 식사를 하러 식당에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가 DMP에 와서 가장 당황했던 것이 점심시간에 사람들이 모두 각자 흩어져서 식사를 하는 모습이었다. 나는 회사에 처음 와서 회사 주변에 어디에 좋은 식당이 있는지도 전혀 모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식사를 하면서 관련 정보를 수집하려고 했지만 불가능했다. 혹시나 해서 회사의 다른 사람들한테 주로 회사 사람들이 어디서 점심을 먹느냐고 물어보니 자기가 주로 가는 식당은 알지만 다른 사람이 어느 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어쩌다가 가끔 같이 식사를 하게 되더라도 식사비는 한 사람이 내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자기가 주문한 것을 자기가 지불하는 “와리칸()”이었다. 한국에서는 회식도 자주 하는 편이고 회식을 한 번 하면 2, 3차를 경우가 많은데 나는 DMP에 와서 지금까지 회식을 두 번 밖에 하지 않았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식사만 하고 귀가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쉬는 날과 주말에도 당연하다는 듯이 회사에 출근해서 일을 했는데 DMP에서는 주 5일 근무에 휴일에 출근하려면 여러 서류를 작성해서 결재를 받아야 하는 점이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