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취업 체험기 2

글쓴이 : 오태호 ( http://ohhara.sarang.net , ohhara@postech.edu )

쓴날짜 : 2010/06/21



필자는 20056월부터 20106월까지 5년간 임베디드용 차세대 그래픽(2D/3D) (GPU)을 설계하는 Digital Media Professionals(http://www.dmprof.com , 이하 DMP)에서 근무하면서 다수의 GPU 필자의 이름을 걸고 혼을 넣어서 개발했습니다. 이제 DMP는 본 궤도에 올랐으며 필자가 개발한 GPUNintendo 3DS에 채용되고 최근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이제 필자가 없이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성장하여 필자는 2010620일을 마지막으로 DMP퇴사하였습니다. DMP에 입사했을 당시에 “일본 취업 체험기”라는 글을 집필했으며 이 글을 읽고 큰 도움이 되었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글은 일본에 가서 정착할 때까지는 좋은 참고가 되지만 생활하는데 필요한 내용이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DMP를 퇴사하고 “일본 취업 체험기 2편”이라는 제목으로 “일본 취업 체험기”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는 글을 집필하고자 합니다.



1 일본문화의 특징

일본문화는 한국문화와 다른 매우 독특한 특징을 많이 가지고 있다. 필자가 5년간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여러가지 독특한 일본문화의 특징을 이곳에 정리해 보았다. 필자는 일본에서 5년밖에 살지 않았기 때문에 올바르지 않은 인식을 하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 그리고 필자는 한국사람이고 외국생활을 일본에서만 해 보았기 때문에 한국문화에 젖어 있어서 세계에서 보편적인 일본문화를 특이한 문화로 인식하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 독자들은 이곳에 언급된 일본문화의 특징을 모든 일본사람이 그럴 것이라고 성급하게 일반화해서는 안 되며 일본사람을 대하면서 무언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상대방이 할 때 혹시 이곳에 언급된 그런 이유로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해 보는 참고자료로만 활용해 보기 바란다. 한국문화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 일본문화는 “나쁘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문화에는 “나쁘다”, “좋다”라는 것이 없으며 “다르다”라는 것만이 있다는 것도 명심하기 바란다.



① 예의바르다

일본사람은 매우 예의바르고 친절하며 상대방한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상대방을 진정으로 위해서 하는 행동이 아닌 상대방이 자신에 대해 원한을 가지게 돼서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게 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학교에서 반에서 싫은 학생을 왕따시킬 때 대놓고 괴롭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경우도 볼 수가 있는데, 반에서 싫은 학생이 있을 때 반의 다른 학생들을 선동해서 싫은 학생을 왕따시키도록 유도하고 자기 자신은 왕따당하는 학생이 자신에게 원한을 가지고 해를 끼치는 것이 두려워 왕따당하는 학생한테 다가가서 말도 걸고 위로도 해 주고 같이 놀아주는 경우도 있다.



② 거절하지 않는다

일본사람은 누군가가 자신에게 무엇을 부탁했을 때 거절하지 않는다. 부탁을 거절하면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폐를 끼치게 되고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제로 거절하고자 할 때는 표현을 항상 완곡하게 돌려서 한다.

다음과 같이 몇가지 대화를 예로 들어 보겠다.



사람A : 신용카드발급을 신청합니다.

사람B : 정말 죄송합니다. 이번에 고객님의 신용카드 발급을 보류(연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실제의미 : 신용카드 발급을 거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사람A : 이 제품을 구입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람B :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고 다시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실제의미 : 구입하지 않겠습니다.)



사람A : TVPC의 출력을 보고 싶은데 가능한가요?

사람B : 그렇게 사용하는 것이 가능할 지도 모릅니다. (실제의미 : 그렇게는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사람A : 스톡옵션이 회사가 상장하기 전에도 행사가 가능한가요?

사람B : 행사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의미 : 행사가 불가능합니다.)



사람A : 이 작업을 해 주실 수 있습니까?

사람B : 알겠습니다. (실제 의미 : 해 줄 수 없습니다.)



이런 일본사람의 완곡한 거절표현으로 인해 일본은 외교적으로도 오해를 사는 경우가 많이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과 러시아의 옐친 대통령이 회담을 할 때 클린턴 대통령이 옐친 대통령한테 “일본인의 예스는 노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라는 메모를 건낸 것이 알려져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한국에서 일본에 차관을 요청하는 회담을 한 후에 한국 언론에서는 “일본에서 한국에 차관을 제공하기로 했다”라고 보도가 나왔지만 일본 언론에서는 “일본에서 한국에 차관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보도가 나온 일도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달라”라는 발언이 문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 실제로 저렇게 발언을 했는지 하지 않았는지는 논란이 있지만 저 표현은 일본사람 입장에서는 부탁을 거절하는 표현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저 발언은 이명박 대통령의 거절표현을 중간에 통역이 일본식으로 완곡하게 예의를 갖춰 표현해서 생긴 사건일 가능성도 있다.



작은 일에 쉽게 화를 내고 오래 참는다

일본사람들은 매우 예의바르기 때문에 상대방이 조금이라도 예의바르지 않은 행동을 했을 경우 쉽게 화를 낸다. 물론 화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 또한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기 때문에 완곡하게 돌려서 표현하며 이로 인해 실제로 화를 내고 있는지 내고 있지 않은지 파악하기란 매우 어렵다. , 일본사람도 참는데는 한계가 있으며 보통 화가 난 상태에서 몇년에서 몇십년동안 화가 난다는 내색을 하지 않고 지내다가 폭발해서 화를 분출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는 부부생활을 하면서 부부싸움도 하지 않고 수십년을 같이 잘 지내다가 나이 70이 넘어서 도저히 더 이상 참지 못하겠으니 이혼하자고 말하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

한국사람은 사소한 일에는 화를 잘 내지 않으며 화가 난 경우에는 참지 않으며(참더라도 몇달) 화를 잘 표현(폭력, 물건 던지기, 고함)한다.

이런 특징으로 일본은 한국에 비해 매우 낮은 범죄율을 자랑하지만 가끔 일본에서 일어나는 범죄는 한국에서 상상하기가 매우 힘든 유형의 범죄인 경우가 종종 보인다. 최근에 일본에서 있었던 범죄를 예로 들어 보겠다. 후생성 고위간부와 가족이 한 명씩 암살되는 사건이 있었다. 결국 범인은 체포되었으며 범인은 살해동기를 “30년전에 내 애완견을 후생성이 살처분한 것에 원한”이라고 대답했다. 한국사람이라면 보통 30년까지 가지도 않고 적어도 몇달 이내에 관련 담당자를 폭행하거나 했을 것이다. 이렇게 일본사람은 화가 날 때 화를 오랬동안 억누르고 나중에 결국에 크게 폭발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사람은 화를 잘 참지 않고 작게 자주 폭발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④ 잘못을 지적하지 않는다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게 되면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폐를 끼치게 되고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잘못을 지적하지 않는다. 특히, 남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의 잘못이 남들에게 지적당하는 것을 매우 수치스럽게 생각한다. 그래서 잘못을 지적할 때는 완곡하게 돌려서 표현하며 이로 인해 실제로 잘못을 지적하고 있는 것인지 어떤 잘못을 고치라는 뜻으로 말을 하고 있는지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다.

예를 들어 일본사람은 음식점에 뭔가 문제가 있었을 때 문제를 음식점에 알리지 않고 다음부터 그 음식점에 가지를 않는다. 한국사람은 음식점에 뭔가 문제가 있었을 때 문제를 음식점에 알리고(따지고, 항의하고) 다음에 또 그 음식점에 간다.

필자가 아는 한국사람은 일본에서 잠시 컨설턴트로 일한 적이 있었는데 모든 사람을 모아 놓고 사람들의 잘못을 지적했더니 잘못을 지적받은 일본사람이 다음날에 자살을 했다고 한다.



⑤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않는다

일본사람은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서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맛있습니다”, “귀엽습니다”, “좋습니다”, “대단합니다”와 같은 표현을 매우 자주 사용한다. , 일본사람은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맛있습니다”, “귀엽습니다”, “좋습니다”, “대단합니다”라고 말할 때 실제로는 “감사하지 않습니다”, “죄송하지 않습니다”, “맛있지 않습니다”, “귀엽지 않습니다”, “좋지 않습니다”, “대단하지 않습니다”라고 속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한국사람은 감정표현이 일본사람에 비해 인색하지만 감정표현을 할 때는 솔직하게 하는 편이다. 물론 한국사람도 자신의 이익이 달려 있을 때 저런 솔직하지 않은 감정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지만 일본사람은 자신의 이익과 관련이 없더라도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서 저런 솔직하지 않은 감정표현을 많이 사용한다.

영문은 모르겠지만 상대방이 화가 난 것 같이 보이면 일본사람은 일단 “죄송합니다”라고 그러면서 90도로 고개를 숙이면서 깍듯이 사과하지만 사실 자신이 왜 사과해야 되는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으며 사실 사과할 필요가 없는 상황인 경우도 많다.

일본사람은 누군가한테 일을 부탁받을 때도 일단 “최선을 다 해서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대답을 하고 돌아서서는 “어차피 나중에 고개 숙이고 사과하면 해결될 일이니까 할 필요 없다”라고 생각하고 부탁받은 일을 전혀 하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다.

이런 이유로 일본사람으로부터 진심어린 감정표현을 듣는 것은 일본문화의 특성상 거의 불가능하다.



⑥ 신뢰하지 않는다

일본사람은 매우 예의바르기 때문에 솔직해지기가 힘들며 이로 인해 처음 만난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다. 오랜 시간을 같이 지내더라도 상대방이 불만이 있고 화가 나지만 표현을 하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에 상대방을 조금만 신뢰할 뿐이고 전적으로 신뢰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구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서로간에 약간이라도 신뢰가 쌓인다면 이 신뢰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매우 노력한다.

예를 들어 회사A가 회사B의 제품을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었을 때 회사C가 회사B의 제품보다 좋은 품질로 더 싸게 생산해서 회사A에 들고 가도 회사A는 회사C의 제품을 구입해서 사용하지 않고 회사B의 제품을 지속적으로 구입해서 사용한다. 이것은 그동안 회사B는 약간 신뢰를 할 수 있지만 회사C는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격은 비싸면서 품질은 나쁜 일본제품이 일본시장에서 잘 팔리고 가격이 싸면서 품질이 좋은 외국제품이 일본에서 잘 팔리지 않는 경우를 자주 볼 수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신뢰를 얻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신뢰를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상당하다. 예를 들어 다음과 사례를 보면 일본의 신뢰에 대한 인식을 느낄 수 있다. 일본에서 온천으로 유명한 관광지가 태풍으로 인해 시설이 다수 망가진 일이 있었다. 그래서 다수의 온천 시설에서 시설의 수리가 완료될 때까지 온천수가 아닌 일반 온수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이때 온천 여관을 경영하는 사람중 한 명이 방송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 여관의 물이 온천수가 아니라는 사실을 모르고 손님이 와서 이용하게 되면 여관의 신뢰에 큰 타격을 받게 됩니다. 우리도 열심히 홍보는 하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정부, 방송 관계자분들은 현재 우리 여관의 물이 온천수가 아니라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주시기 바랍니다.” 라고 말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필자는 취업비자도 한번 거부당했으며(변호사를 써서 두 번째에 성공), 집을 구하는데는 3주가 걸렸고(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계약을 해 주지 않는 집주인이 많음), 신용카드발급신청은 8번 거부당했다(결국에는 발급받는 것을 포기). 이처럼 일본에서는 기본적으로 서로 신뢰를 하지 않으며 신뢰를 얻기는 매우 어렵고 신뢰를 잃기가 매우 쉽다.



⑦ 혼자이길 좋아한다

사람들을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누구와 함께 지내는 것을 싫어한다. 회사에서 점심식사를 할 때도 회사동료와 식사를 같이 하지 않으며 보통 혼자서 식사를 하며 혼자서 술집에 가는 경우도 많다. 결혼을 하더라도 부부간에 방을 따로 사용하며 잠도 따로 잔다. 친구는 귀찮은 존재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서 친구가 아예 없는 경우도 많다. 필자의 주위에서도 막 결혼한 사람한테 소감을 물어보면 다들 결혼해서 불편하고 싫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아직 결혼하지 않은 사람에게 여자친구와 요즘 어떻게 지내냐고 물어보면 여자친구가 있어서 귀찮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혼자서 놀 수 있는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이 매우 발달해 있다.



⑧ 외로워한다

일본사람은 사람들을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혼자이기를 좋아하지만 이로 인해 사람들은 모두 외로움에 괴로워한다.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애완동물을 기르기도 한다. 그리고 고양이카페(고양이와 놀면서 차를 마시는 곳), 개카페(개와 놀면서 차를 마시는 곳), 메이드카페(하녀복장을 한 여자가 손님을 주인님으로 모시며 게임도 해 주고 밥도 떠서 먹여주는 등의 서비스를 하는 곳), 집사카페(집사복장을 한 남자가 손님을 주인님으로 모시며 여러가지 서비스를 하는 곳) 등 한국에서 보기 힘든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각종 산업이 발달되어 있다.



⑨ 호의에 보답한다

일본사람은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매우 노력한다. 그래서 일본사람한테 무언가 잘 해 주면 그 사람은 잘 해 준 사람과 가까워지는게 아닌 잘 해 준 사람에게 크게 폐를 끼쳤다 라고 생각을 가지게 되며 오히려 잘 해 준 사람에게 더 큰 폐를 끼치기 싫어서 피한다.

무언가를 일본사람에게 잘 해 주면 그에 대한 보답이 가까운 시일 내에 돌아온다. 크게 무언가를 잘 해 주면 그만큼 큰 것을 보답해 주기를 바라는 행동으로 일본사람은 해석해서 오히려 불쾌해 하는 경우가 있다.

필자는 집 근처에서 화재가 발생해서 소방차가 잠시 와서 불을 끄고 간 적이 있었다. 화재가 진압된 뒤에 화재가 난 곳에서 주변에 있는 모든 집을 방문하면서 90도로 인사하며 “소란스럽게 해 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하고 500엔 상당의 도서상품권을 돌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⑩ 프라이버시를 중요시한다

일본에서는 프라이버시와 개인정보를 중요시한다. 한국에서는 휴대폰 개통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으면 온갖 광고 메시지와 전화가 오지만 일본에서 5년동안 있으면서 광고 메시지와 전화를 한번도 받아본 적이 없었다. 회사에서도 직원의 휴대폰 번호를 모르고 있으며 직원의 누군가에게 급하게 연락할 때는 휴대폰 번호를 알고 있는 사람을 회사 내에서 찾아야 한다. PC방에 가 보면 각 PC가 각방에 들어 있어서 다른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볼 수 없도록 되어 있다. 결혼을 한 부부도 프라이버시 존중을 위해 각방을 사용한다. 사귀는 동안에도 남자는 여자를 집에 바래다 주지 않는다.(여자의 집 주소를 알게 되기 때문)

참고로 일부의 극단적으로 프라이버시를 중요시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남녀간에 1년 넘게 사귀는 사이라도 상대방에게 자신의 이름도, 주소도, 나이도 가르쳐 주지 않으며 자신의 사진도 찍는 것을 거부하기도 한다.



⑪ 원칙을 지킨다

한국에서는 많은 원칙과 절차를 무시하고 신속하게 일을 처리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본에서는 원칙과 절차를 철저하게 지켜서 일의 처리가 더딘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필자는 다음과 같은 경험을 했다.

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현금카드를 받을 때까지 2주가 걸렸다.

인터넷을 신청하고 개통까지 3개월이 걸렸다.

회사 건물에서 유리창이 깨졌는데 교환까지 3개월이 걸렸다.

신용카드발급을 신청하고 발급(거부)까지 2개월이 걸렸다.

대형쓰레기수거를 시에 요청하니 수거까지 1달이 걸렸다.



⑫ 한번 결정하면 바꾸지 않는다

일본사람은 무언가를 결정할 때 오랬동안 신중하게 생각해서 결정하고 한번 결정한 것은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오기 전까지 바꾸지 않는다. 결정이 잘못된 결정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더라도 일단 결정한 내용은 최대한 바꾸지 않는다. 빠른 변화에 둔한 단점이 있지만 결정의 변경에 따른 혼란이 없는 장점이 있다.

한국사람은 무언가를 결정할 때 신속하게 결정하고 결정이 잘못된 결정이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면 신속하게 결정된 내용을 바꾼다. 빠른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장점이 있지만 잦은 결정의 변경에 따른 혼란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한 예로 일본에서는 ISDN방식의 인터넷망을 보급하기로 결정하고 ADSL방식이 나온 뒤에도 ISDN방식을 고집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ISDN방식의 인터넷망을 보급하다가 ADSL방식의 인터넷망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깨닫고 재빠르게 ISDN방식을 포기하고 ADSL방식을 보급해 일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초고속인터넷을 보급할 수 있었다. (물론 현재는 일본이 광케이블망을 한국보다 더 빠른 속도로 보급시켜서 한국에 비해 더 빠른 초고속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⑬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어딘가에 입장하기 위해 기다릴 때 한국사람은 손님을 끌기 위해 30분 기다려야 될 상황에 10분만 기다리면 된다고 거짓말을 해서 손님을 잡아두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본사람은 거짓말을 하지 않기 위해 10분만 기다리면 될 상황에 30분을 기다려야 된다고 말을 한다.

일본사람은 감정표현이 솔직하지 못하고 과장을 많이 하지만 한국사람은 감정표현이 솔직하다. 하지만 이성적인 표현에 있어서는 일본사람이 말한 것을 지키지만 한국사람은 말한 것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일본사람은 “내일까지 하겠습니다”라고 말을 하면 반드시 하지만 한국사람은 “내일까지 하겠습니다”라고 말을 하면 정말인지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물론 일본사람은 거짓말을 하지 않기 위해 저런 직접적인 표현을 피하고 완곡한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내일까지 할 수도 있습니다.”, “내일까지 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내일까지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와 같은 표현을 써서 거짓말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한국의 언론보도를 보면 누군가는 사실을 보도하고 있지만 거짓말을 보도하고 있는 곳이 많아서 진실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힘든 경우가 많이 있다. 일본의 언론보도는 거짓말을 보도하지 않지만(가끔 있지만 한국보다 매우 적음) 보도를 할 때 중요한 사실을 은폐해서 진실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힘들게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⑭ 부정적으로 해석한다

일본사람들은 예의를 중시하고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완곡한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 이런 이유로 일본사람들은 상대방이 하고자 하는 말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상대방이 한 말을 최대한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일본 사람은 상대방이 자신이 한 말을 부정적으로 해석해서 화를 낼 수 있으니 최대한 말을 아낀다. 그리고 말을 부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의사소통능력에 문제가 있는 바보로 취급한다.

한국사람은 여러사람이 있는 곳에서 의견이 있는 사람은 말 해 보라고 하면 말을 잘 하지 않는데 일본사람은 자신이 한 말이 이상하게 해석될 수 있는 것이 두려워서 한국사람보다도 더욱 말을 잘 하지 않는 특징을 가진다.

다음과 같이 몇가지 대화를 예로 들어 보겠다.



사람A : 내일 양복을 입고 가야 됩니까? (일본사람의 해석 : 내일 양복을 입고 가고 싶지 않습니다.)

사람B : 입고 오고 싶지 않으면 입고 오지 마세요.



사람A : 업무 내용을 잘 모르겠습니다. (일본사람의 해석 : 일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사람B : 벌써 일 할 생각이 사라졌습니까?



사람A : 프로그램P가 작동하지 않아서 현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일본사람의 해석 : 프로그램P가 당신때문에 작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빨리 고쳐 주세요.)

사람B : 휴가일정을 취소하고 프로그램P를 작동하도록 고쳐 놓도록 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일본사람은 단순한 상황보고나 단순한 질문을 상대방에 대한 요구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2 일본생활 적응을 위해 필요한 것

일본에는 “공기를 읽는다(空気を読む)”라는 표현이 있다. 번역하자면 “분위기를 파악한다”, “눈치를 본다”정도로 번역될 수 있을 것 같다. 일본사람은 표현은 완곡하게 돌려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본생활을 위해서는 공기를 읽는 능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공기를 읽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아무 말도 하고 있지 않아도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표정, 숨소리, 눈동자의 움직임 등을 보고 종합적으로 재빠르게 파악할 수가 있어야 한다. 이곳에서는 필자처럼 공기를 읽지 못하는 사람이 일본에서 적응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을 정리해 보았다. 만약에 공기를 잘 읽을 자신이 있다면 이곳에서 언급된 내용은 무시해도 무방하다.



① 믿지 않는다

일본사람이 하는 말은 믿지 말고 항상 하는 말의 반대의 내용이 실제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일 가능성이 있다라는 것을 고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상대방이 자신한테 기분좋은 말을 할 때 그 뒤에 뭔가 숨겨진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② 친구를 만들지 않는다

일본에서는 친구를 만드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일본사람은 기본적으로 친구라는 존재를 귀찮아 하는 사람이 많으며 한국사람이 일본사람과 친해지려고 하면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놀아주는 척은 하지만 정말로 좋아서 노는 경우는 거의 보기가 힘들다. (재미있게 논 뒤에 나중에 연락해 보면 연락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매우 많다.)

특히 일본에서는 자신을 가장 싫어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에게 친구처럼 다가와서 잘 대해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친구가 되기를 원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더라도 되도록이면 피하는 것이 좋다.



③ 솔직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일본사람은 솔직한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 솔직한 모습을 보이면 일본사람들은 그 모습을 솔직한 모습일 리가 없고 뒤에 뭔가 숨기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뭐를 숨기고 있나 계속 파악하려고 하다가 아무리 찾아봐도 잘 보이지가 않으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렵다면서 피하게 된다. 하지만 반대로 정말 그것이 솔직한 모습이라는 것을 일본사람이 알게 되면 친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는 바보라는 취급을 받게 된다.

솔직하지 않게 말을 하면서 실제로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상대방이 알아차리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에 자신이 없다면 의도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애매하게 표현해서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파악하기 힘들게 만드는 것도 좋다.



④ 부정적으로 해석한다

일본사람은 예의를 중시하고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완곡한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 예를 들어 상대방에 대한 요구를 질문이나 단순한 상황 설명의 형태로 말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이유로 일본사람이 하는 말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말을 최대한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⑤ 모든 에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사람은 자신의 말을 상대방이 의도와 전혀 다르게 해석할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말을 최대한 아낀다. 일본사람이 뭔가 전혀 의미가 없는 말을 할 때는 그것은 사실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닌 뒤에 뭔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가 있다라는 것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상대방한테 무언가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직접 이야기하지 않고 주변에서 다른 사람과 잡담하는 형식으로 전달하기도 한다. , 주변에서 사람들이 잡담하는 내용도 모두 다 귀를 귀울여서 듣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사람과 이야기하다 보면 알 리가 없는 내용에 대해 왜 그런 것도 모르냐 라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많은 부분이 주변에서 다른 사람과 잡담하는 형식으로 주변에 있는 사람한테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놓쳐서 생기는 문제이다.



⑥ 호의 거절한다

일본사람은 호의를 제안할 때 상대방이 거절할 것을 기대하고 제안하는 경우가 많다. 공기를 읽어서 거절하기를 바라는 호의인지 아닌지 파악을 해서 적절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 공기를 읽는 것이 어렵다면 호의를 거절하는 것이 좋다. 만약에 호의를 받게 된다면 그 호의를 정확하게 계산해서 최대한 빨리 그대로 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음식을 얻어 먹었다면 음식 값을 정확히 계산해서 정확히 그 금액만큼의 음식을 최대한 빨리 대접하는 것이 중요하다.



⑦ 호의를 베풀지 않는다

일본사람에게 호의를 베풀면 고맙게 호의를 받아들이기 보다 “이 사람이 뭐를 노리고 나한테 호의를 베푸나”라고 생각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불순한 의도를 가진 사람으로 보일 가능성이 있으니 공기를 잘 읽지 못 한다면 불필요한 호의는 베풀지 않는 것이 좋다. 회사에서 일을 할 때도 주어진 일 이외에 회사를 위해 더 많은 다른 일을 하게 되면 그것을 고맙게 받아들이기 보다는 “주어진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대충 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남고 한가하다”라는 인상을 심을 가능성이 높다.



⑧ 표현하지 않는다

일본사람에게 뭔가 표현했을 때 그것이 의도한 방향대로 해석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대한 뭔가를 표현하는 것 자체를 피하는 것이 좋다. 일본사람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때 질문이나 상황설명의 형식으로 표현하기도 하기 때문에 질문이나 상황설명도 최대한 하지 않도록 노력한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영화로 리메이크돼서 한국에도 잘 알려진 일본만화 “올드보이”가 있다. 이 만화는 한국에서 영화로 리메이크를 하면서 주인공을 감금한 이유가 수정이 되었는데 그 이유는 원작에서의 감금 이유가 일본사람이 아니면 이해하기가 상당히 힘들었기 때문이 아닌가 추측된다. 일본판 “올드보이”에서는 주인공이 같은 반 학생이 부르는 노래를 듣고, 그 노래를 부르는 학생의 외로움을 노래로부터 느껴, 주인공이 눈물을 흘린다. 이때 노래를 불렀던 학생은 그 눈물을 보고 자신의 외로움을 주인공이 알아차린 것을 깨닫고 굴욕감을 느낀다. 나중에 어른이 된 후에 그때 당했던 굴욕감을 참지 못해 눈물을 흘렸던 주인공을 감금하게 된다. 현실이 아닌 만화이기 때문에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지만 일본사람에게 뭔가 표현했을 때 그것이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은 변함이 없으며 일본사람에게 뭔가 표현할 때는 매우 주의해야 한다.



⑨ 표현을 완곡하게 한다

일본사람에게 뭔가 표현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최대한 예의를 갖춰서 완곡하게 돌려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예의가 없고 기본이 되어 있지 않은 사람 취급을 받는다.

상대방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버그리포팅을 예로 들어 보겠다.



직설적인 표현 : “모듈 AI를 입력해 보니 B가 출력되지 않고 C가 출력되는 문제가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수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완곡한 표현 : “안녕하세요. 수고 많으십니다. 바쁘신데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모듈 A를 사용하려고 I를 입력해 보니 C가 출력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제가 이해하기로는 B가 출력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어딘가에 설정을 잘못했거나 모듈 A의 사양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바쁘신데 정말 죄송합니다만 제가 어디서 실수했는지 지적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이것은 급한 일은 아니니 현재 하고 계신 급한 일들이 마무리가 된 뒤에 시간이 남으면 봐 주셔도 상관없습니다. 바쁘신데 정말 죄송합니다.”



이때 조심해야 되는 것이 있는데 버그리포팅은 상대방의 잘못에 대한 지적이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아무 생각 없이 버그질라에 등록한다거나 여러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메일링리스트에 보내거나 하면 상대방이 크게 화를 낼 수 있다. 다른 사람은 모르고 당사자만 알 수 있도록 조용히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조용하게 메일을 보내는 것도 방법이고 아니면 직접 조용히 담당자에게 찾아가서 담당자 뒤에서 무릎을 꿇고 고개를 푹 숙이고 담당자가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아주 작은 기가 죽은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말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리고 일본사람은 저렇게 완곡하게 표현하면 직설적인 표현으로 잘 해석하지만 가끔 의도가 잘 전달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의도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표현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버그는 다른 사람이 지적해서 담당자가 고친게 아니라 담당자가 우연히 버그를 발견해서 고쳤다 라고 되도록 유도해서 담당자의 마음이 상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3 일본생활의 마무리

일본생활을 마무리하고 본국에 돌아가는 절차에 대해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① 퇴직원(退職願) 제출

회사에 퇴직원을 제출한다. 퇴직사유는 “개인적인 사정(一身上の都合)”으로 적으면 무난하다. 회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통상 적어도 퇴직 한 달 전에 퇴직원을 제출해야 한다.



② 의료보험증 반납

회사에 의료보험증을 반납한다. 퇴직 이후에는 회사의 의료보험증을 사용할 수 없다.



③ 회사 물 반납

회사에서 빌린 각종 물품을 반납한다. 회사의 출입카드, 열쇠, 명함 등을 회사에 반납한다.



④ 회사 청소

회사에서 자신의 자리에 있는 기밀자료를 모두 분쇄기로 파기하고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물품을 제외한 모든 물품을 쓰레기로 처분한다.



⑤ 퇴거 통지(退去の通知)

집을 빌릴 때 계약했던 계약서를 확인해 보면 퇴거 통지의 방법과 조건이 나와 있다. 보통 퇴거하기 한 달 전까지 전화나 서류로 퇴거하겠다는 사실을 부동산중개업소나 집 주인에게 알리는 것으로 퇴거 통지를 할 수 있다. 너무 늦게 퇴거 통지를 하게 되면 퇴거를 한 뒤에도 집세를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니 계약서를 잘 확인해 봐야 한다. 퇴거 통지를 하면서 입회(立会い)날짜를 정한다. 입회란 집을 빌린 사람이 집을 빌릴 때 상태로 원상복귀시킨 후 집 주인, 부동산중개업소, 집을 빌린 사람이 모여 집의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다.



⑥ 수도, 가스, 전기료 정산

수도료, 가스료, 전기료는 보통 때는 사용한 것에 대한 요금을 한참 뒤에 지불하도록 되어 있다. 퇴거를 할 때는 영수증에 나와 있는 수도회사, 가스회사, 전기회사에 전화로 연락해서 수도료, 가스료, 전기료의 정산을 요구한다. 정산할 날짜를 지정할 수 있으며 정산은 정산시점까지의 수도, 가스, 전기의 사용량을 보고 판단하며 현금으로 정산한다. 정산을 한 뒤에는 수도, 가스, 전기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⑦ 쓰레기 처분

작은 쓰레기들은 보통 때 처분하는 방식으로 쓰레기를 처분하면 되지만 대형 쓰레기들은 종류에 따라 적절하게 처분해야 한다.

가전제품은 구입했던 곳이나 제조회사에 연락해서 처분을 부탁해야 하며 가구는 시약쇼(市役所) 구약쇼(区役所) 신고해서 처분을 부탁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약 한 달) 필자의 경우에는 주변에 있는 리사이클숍(リサイクルショップ)에 모든 물품의 처분을 부탁했다. 리사이클숍에서는 자신이 판매할 수 있는 물건은 돈을 주고 사고 판매할 수 없는 물건은 돈을 받고 대신 처분해 주는 일을 한다. 점포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무료로 쓰레기를 회수해 준다는 업체의 광고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회수는 무료지만 운송비가 매우 높다던가 하는 방법으로 상당히 고가의 처분비용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이 있으니 매우 주의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점포를 가지고 있는 리사이클숍을 찾아서 부탁해야 안심할 수 있다. 각 쓰레기를 처분할 때 어느정도 비용이 필요한지 미리 대충 계산한 후 리사이클숍에 처분을 부탁해서 가격에 크게 차이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필자의 경우에는 리사이클숍에 집안에 있는 대형 쓰레기를 모두 처분하는데 9000엔이 들었다.



NHK 방송수신계약 해약

TV를 처분한 후에 NHK에 전화로 연락을 해서 TV를 처분했으니 NHK와의 방송수신계약을 해약하고 싶다고 알린다. NHK에서는 방송수신계약을 해약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가지 질문을 하면서 해약하지 않는 방향으로 유도하려 하는데 일본을 떠나 본국으로 돌아간다고 설명하면 바로 방송수신계약을 해약을 받아들인다. “방송수신기폐지신청서(放送受信機廃止届)”를 우편으로 발송해 주며 이것을 작성해서 NHK에 우편으로 보내서 NHK 방송수신계약을 해약한다. 일부 지불된 수신료는 환불처리된다.



⑨ 인터넷 해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에 연락해서 인터넷을 해약한다. 설치 공사를 통해 인터넷을 개통했다면 입회 이전까지 해체 공사를 해서 원상복구를 해야 한다. 해체 공사의 일정도 잡아야 되므로 적어도 한 달 이전에 해약신청을 하는 것이 좋다.



⑩ 이사짐 운송

이사짐은 여러가지 보내는 방법이 있는데 필자의 경우에는 EMS를 이용해서 한국으로 이사짐을 보냈다. 일본의 EMS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http://www.post.japanpost.jp/int/ems/index.html 를 참고한다. 일본의 EMS는 한국의 EMS에 비해 요금이 다소 비싸니 요금표를 잘 확인한다.

EMS를 보낼 때 필요한 상자와 라벨을 우체국에서 미리 받아온 후 이사짐을 싸고 라벨을 붙이고 우체국에 전화해서 이사짐을 가져가도록 하면 편하게 EMS로 이사짐을 보낼 수 있다. 참고로 라벨에 작성한 물품들의 가격의 합이 20만엔을 넘게 되면 송장(invoice)도 작성해야 한다. 송장을 작성하기 귀찮으니 나눠서 보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나눠서 보내면 할인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되므로 잘 살펴보고 결정한다. 물품들의 가격의 합을 적당히 낮춰서 적어서 20만엔 이하가 되게 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이런 경우에는 분실시에 보상받기가 힘들어진다. 필자의 경우에는 서적이 많아서 다소 운송비가 많이 나왔다. 전체 박스의 갯수는 20개에, 전체 무게는 247310g였으며, 운송비는 224280(249200엔에서 10%할인)이 들었다.



⑪ 입회

입회에는 집 주인, 부동산중개업소, 집을 빌린 사람이 모여서 퇴거하기 전에 집의 상태를 점검한다. 일단 집을 처음 빌렸을 때의 상태로 모든 것을 원상복구하고 전기료, 수도료, 가스료를 정산하고, 청소를 하고, 우편물이 오지 않도록 각종 처리를 하고, 쓰레기를 모두 처분하고, 이사짐을 모두 보낸 후에 입회를 한다. 집의 상태를 봐서 시키킨(敷金)에서 얼마를 뺀 뒤에 집을 빌린 사람에게 돌려줄 지를 결정한다. 집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을 때는 시키킨을 돌려주지 않고 집을 빌린 사람에게 오히려 추가비용을 청구할 수도 있다. 일본에서 시키킨은 원래 돌려줘야 하는 돈이지만 돌려주지 않는 경우도 매우 많으니 돌려받을 기대는 크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입회가 끝난 뒤에는 집 열쇠를 부동산중개업소에게 넘긴다. 시키킨은 정산후에 부동산중개업소가 집을 빌린 사람의 은행계좌로 송금해 준다.



⑫ 은행계좌정리

일본내에 주소가 없으면 일본내에 은행계좌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일본내에 있는 은행에 문의를 해 보면 일본내에 주소가 없으면 일본내에 은행계좌를 유지할 수 없으며 은행계좌를 닫아야 된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 송금할 계좌를 만들어 놓고 출국하기 전에 일본의 은행계좌에 있는 돈을 한국에 모두 송금해야 한다. 이때 한국에 엔화송금이 가능한 외환계좌를 만들어 놓으면 더 편하게 송금할 수 있다.

은행마다 조건이 다를 것으로 생각하지만 일단 외환은행을 기준으로 외환송금과 환전의 절차에 대해 정리해 보도록 하겠다.

  1. 한국에서 외환은행에 외환계좌를 만든다.

  2. 일본에서 외환은행의 외환계좌에 엔화로 송금한다. 금액이 200만엔이상이면 일본의 세무서에 자동으로 신고가 된다. 은행에서도 송금의 목적과 자금출처에 대해 물어보게 되니 관련 내용 증명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송금의 목적은 일본생활을 마무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려고 송금하려 한다고 하면 되고 자금출처는 급여통장이나 급여명세서를 보여주면 된다. 송금하는 은행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필자가 송금할 때 이용한 미즈호은행(みずほ銀行)에서는 송금할 때 5500엔의 수수료가 들었다.

  3. 3일정도 후에 한국의 외환은행의 외환계좌에 송금한 금액이 도착한다. 하지만 2만달러 이상의 금액이 도착한 경우에는 자금출처를 밝힐 때까지 입금처리가 되지 않는다. 일본에서 출국하기 직전에 송금하고 한국에 입국해서 외환은행에 방문해서 자금출처를 밝히는 것이 좋다. 한국의 외환은행에 방문해서 일본의 급여명세서를 보여주면 입금처리가 된다. 이때 수수료로 만원을 지불한다.

  4. 입금된 금액을 엔화 현찰로 인출할 경우에 인출금액의 1.5%를 수수료로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다. , 현찰로 인출하지 않고 엔화로 다른 곳에 송금하는 경우에는 1.5%의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입금된 금액을 달러로 환전하는 경우에는 원화로 먼저 환전이 된 뒤에 달러로 환전이 되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다.

  5. 입금된 금액을 원화로 환전하는 경우에는 전신환 환율을 기준으로 환전이 된다. , 환전규모가 크면 환율을 우대해 주기도 한다.

참고로 은행에서는 계좌를 개설할 때 사용한 주소가 계속 유효한 주소인지는 검사하지 않기 때문에 조용히 아무 말 없이 은행계좌를 남겨 두고 일본을 떠나면 인터넷뱅킹 등을 통해서 일본의 은행계좌를 계속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큰 금액의 입출금을 하게 되면 세무서에 신고가 들어갈 수 있으며 암호를 여러번 틀리면 은행에 찾아가야 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는 등 곤란한 상황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필자는 추천하지 않는다.



⑬ 주식정리

일본에서 주식매매를 하기 위해서는 일본내에 주소가 있어야 한다. 반드시 주소가 있어야 된다고 법적으로 규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세금처리의 곤란 등의 이유로 현실적으로 증권회사가 일본내에 주소가 없는 고객의 주식매매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 일본내에서 주식을 가지고 있다면 일본을 떠나기 전에 어떤 형태로든 정리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일본에도 스톡옵션이라는 제도가 있지만 일본의 스톡옵션 계약서는 한국의 스톡옵션 계약서와 매우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크게 다른 점을 몇 가지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한국의 일반적인 스톡옵션 계약서와 내용을 비교해 보면 불공적 계약서가 아닌가 의심될 정도의 내용이지만 일본에서는 스톡옵션의 부여는 무료로 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회사가 마음대로 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인식이 있어서 문제시되지 않는다.

필자의 경우에도 DMP의 주식은 상장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구입하지 못했으며 상당한 분량의 스톡옵션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퇴직할 때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못 하고 스톡옵션 전량을 포기하고 퇴직했다.



⑭ 주민세 납부

일본에는 주민세(住民税)라는 세금이 있다. 이 세금은 전년도의 소득에 대한 세금을 다음 년도의 11일에 자신이 살고 있던 주소지의 지방에 납부하는 세금(지방세)이다. 회사에서는 이 세금을 다음 년도의 6월부터 다다음 년도의 5월까지 12등분을 해서 사원이 살고 있는 주소지의 지방에 사원의 급료에서 원천징수해서 납부한다. 예를 들어서 쉽게 설명하면, 200811일부터 20081231일까지의 소득에 대한 세금을 200911일에 사원이 살고 있는 주소지의 지방에 20096월부터 20105월까지 12등분을 해서 회사가 사원의 급료에서 원천징수해서 납부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중요한 점은 20081231일에 회사를 퇴직하고 일본을 떠나서 200911일에 이미 일본에 주소가 없는 경우에는 2008년의 소득에 대한 주민세는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200912일에 일본을 떠나서 이미 일본에 없더라도 2008년의 소득에 대한 주민세를 200911일에 살고 있던 주소지의 지방에 납부해야 되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외국에 있다가 일본에 가서 처음으로 일본의 회사에 취직했을 때도 전년도에 소득이 없었고 일본에 주소가 없었기 때문에 초반에 한동안은 주민세를 납부하지 않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회사를 퇴직하고 일본을 떠나게 되면 아직 납부하지 않은 주민세를 납부해야 한다. 이때 가능하면 연말에 퇴직하고 일본을 떠나야 주민세의 이익을 볼 수 있다. 납부하는 방법은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일본을 완전히 떠나서 일본에 돌아올 계획이 없을 경우에는 일시불로 납부한다. 필자의 경우에는 20106월에 퇴직을 했는데 2009년의 소득에 대한 주민세를 아직 납부하지 않았기 때문에(회사에서 20106월부터 20115월까지 12등분으로 필자의 급료에서 원천징수해서 납부) 퇴직할 때 1년치의 주민세인 약 292600엔을 일시불로 납부했다.

주민세납부를 위해서는 “특별징수대상급여소득자이동신청서(特別徴収にかかる給与所得者異動届)”와 “시민세/주민세납세통지서송부처변경신청서(市民税・都民税納税通知送付先変更届)”를 주민세를 납부해야 되는 구약쇼나 시약쇼에 제출한다. “특별징수대상급여소득자이동신청서”에는 아직 납부하지 않은 주민세를 일시불로 납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시민세/주민세납세통지서송부처변경신청서”에는 주민세 납부에 대한 통지서를 받을 일본 국내 주소를 지정한다. 일본을 떠나서 일본에 주소가 없어질 예정이기 때문에 일본 국내의 대리인의 주소를 지정한다.



⑮ 납세관리인 지정

회사를 퇴직하고 일본을 떠난 뒤에 여러가지 이미 납부한 세금을 연말조정(年末調整), 확정신고(確定申告) 등을 통해 돌려받을 수 있다. 하지만 본인이 일본을 이미 떠나게 되면 본인이 관련 처리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기 때문에 일본을 떠나기 전에 관련 처리를 대신 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납세관리인으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 일본을 떠나기 전에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을 납세관리인으로 지정한다. 납세관리인을 지정하기 위해서 “소득세/소비세납세관리인신청서(所得税・消費税の納税管理人の届出書)”를 관할 세무서에 제출한다.



⑯ 연금정리

매달 회사가 사원한테 주는 급여지급명세서(給与支給明細書)를 보면 후생연금보험(厚生年金保険)과 후생연금기금(厚生年金基金)을 매달 납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외국인의 경우에는 회사를 퇴직하고 본국으로 돌아갈 때 이것의 일부를 일시금으로 받거나 아니면 본국의 연금과 연계해서 일본에서 연금을 납부한 기간을 본국에서 납부한 기간으로 처리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에는 일시금으로 지급받는 것을 선택했다.

후생연금보험에 관한 업무는 사회보험청(社会保険庁 , http://www.sia.go.jp)이 담당하고 있다. 후생연금보험을 일시금으로 지급받는 경우 지급받을 금액의 계산방법은 사회보험청의 http://www.sia.go.jp/sodan/nenkin/kyufu_ans02.htm 에 자세히 나와 있다. 후생연금보험을 일시금으로 지급받기 위해서는 일본을 출국한 후에 “탈퇴일시금사정청구서(국민연금/후생연금보험) (脱退一時金裁定請求書(国民年金・厚生年金保険))”, “연금수첩(年金手帳)”, “마지막 일본 출국 날짜를 확인할 수 있는 여권 사본”, “일시금을 지급받을 본국의 은행계좌 사본”을 사회보험업무센터(社会保険業務センター)에 제출한다. 사회보험업무센터는 탈퇴일시금을 본국에 송금하고 그와 동시에 “탈퇴일시금지급결정통지서(脱退一時金支給決定通知書)”를 보내 준다. 이때 송금된 금액은 20%소득세를 원천징수한 금액이 되며, 20%의 소득세는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다. 소득세를 돌려받기 위해서 “탈퇴일시금지급결정통지서”를 일본에 있는 납세관리인에게 보내고 납세관리인이 이를 가지고 세무서에 “환부신고(還付申告)”를 한다. 납세관리인의 은행계좌에 소득세가 환부되면 이 금액을 본국으로 송금해서 소득세를 돌려받는다.

후생연금기금을 납부하는 곳은 업종에 따라 다르며 필자의 경우에는 관동IT소프트웨어후생연금기금(関東ITソフトウェア厚生年金基金 , http://www.softkikin.or.jp)에 납부하였다. 후생연금기금을 일시금으로 지급받을 경우 지급받을 금액의 계산방법은 금액은 관동IT소프트웨어후생연금기금의 http://www.softkikin.or.jp/05/05.html 에 자세히 나와 있다. 후생연금기금을 일시금으로 지급받기 위해서는 “후생연금기금중도탈퇴자선택서(厚生年金基金中途脱退者選択書)”, “일시금재정청구서(一時金裁定請求書)”, “퇴직소득의급에관한신고서/퇴직소득신고서(退職所得の受給に関する申告書・退職所得申告書)”, “일시금의지급을받는자에관한사항(一時金の支払いを受ける者に関する事項)”, “후생연금기금가입원증(厚生年金基金加入員証)”, “일시금을 지급받을 본국의 은행계좌 사본”을 준비해서 “관동IT소프트웨어후생연금기금”에 제출한다. 참고로 후생연금기금을 탈퇴하면 전부를 일시금으로 지급받는 것이 아니라 일부를 후생연금기금에서 탈퇴일시금(脱退一時金)으로 지급받고 일부는 65세가 넘으면 기업연금연합회(企業年金連合会 , http://www.pfa.or.jp )에서 기본연금(基本年金)으로 지급받는 형태로 되어 있다. 65세가 되기 전에 본국의 주소에 변동사항이 있을 때는 기업연금연합회에 주소의 변동을 알려야 한다. 필자의 경우에는 탈퇴일시금으로 238700엔을 지급받았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는 신청은 했지만 아직 지급받지는 않은 상태이다.)



⑰ 귀국 교통편 예약

귀국 교통편을 예약한다. 항공권의 경우에는 값이 싼 왕복이 편도보다도 싼 경우가 많이 있으니 편도만을 고집하지 말고 왕복을 구입해서 돌아오는 교통편을 버리는 것도 고려해서 귀국 교통편을 예약한다. 필자의 경우에는 하네다와 김포를 왕복하는 항공권을 33200엔에 예약했다.



⑱ 일본 출국

일본을 출국할 때 출입국심사관에게 외국인등록증을 제출하면서 한국으로 완전히 돌아가며 일본으로 돌아올 예정이 없다는 의사를 밝힌다. 이때 출입국심사관은 외국인등록증을 회수하고 여러가지 필요한 처리를 해 준다.